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회가 구체적인 보험료 인상률 등을 담은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을 제시했다. 보험료율을 현행보다 4∼6%포인트 높이면서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거나 50%로 올리는 개혁안이다. 앞서 정부가 마련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는 보험료율 인상의 불가피성만 강조했을 뿐 모수(숫자)는 빠져 있었는데 국회 특위 자문위가 모수개혁안을 내놔 주목된다.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가 15일 특위에 제출한 최종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자문위는 “국민연금의 모수개혁에 한정하면 대안은 ‘보험료율 13%와 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5%와 소득대체율 40%’ 두 가지”라고 밝혔다. 현행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9%, 소득대체율은 40%(2028년 예정)다. 정부와 정치권은 여론이 민감한 모수개혁(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개선)을 뒤로 미뤄 왔지만 민간 자문위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해 주목된다.

첫 번째는 ‘더 내고 더 받는’ 소득 보장을 강화하는 안이고, 두 번째는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재정 안정에 방점을 찍은 안이다. 자문위는 “국민연금 소득 보장을 강화하자는 입장에서는 공적연금의 정책 목표에 충실할 것을 주장했다”며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을 동시에 추진해 소득 보장과 재정 안정의 균형을 달성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 안정을 중요시하는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재정 불안정성을 감안해 보험료율 최소 12% 이상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연금특위는 16일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문위안을 보고받고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여당은 국민연금의 모수개혁만 우선 논의하는 데 회의적인 입장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청년세대부터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 방식을 현행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는 구조개혁부터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초연금을 중장기적으로 국민연금 제도와 통합해나가겠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연금특위 소속 여당 의원은 “전반적인 연금 구조개혁안이 먼저 나와야 국민연금 모수개혁도 가능하다”며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만 따로 떼 논의하지는 않겠다는 게 당정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