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밀어붙인 마크롱, 佛 고질병 '관료주의'도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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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 50여개 재계 대표 단체와 회동
"연말까지 협의…내년 2월 시행안 발표"
서류 복잡해 은행 계좌 개설에만 '한달'
전임 올랑드의 '간소화 충격' 정책 계승
개혁 피로감·여소야대 의회 극복이 변수
"연말까지 협의…내년 2월 시행안 발표"
서류 복잡해 은행 계좌 개설에만 '한달'
전임 올랑드의 '간소화 충격' 정책 계승
개혁 피로감·여소야대 의회 극복이 변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 개혁에 이어 또 한 번 개혁에 나선다. 프랑스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관료주의'를 뿌리 뽑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실업률 증가와 성장률 둔화를 타파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지만 국민들이 '개혁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무부는 시민들이 관료주의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웹사이트도 열었다. 재무부 한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노력은 협의에서 시작하는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민적 반대에 부딪힌 적 있는 만큼 국민과의 소통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또 다른 개혁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프랑스 경제가 저성장과 실업률 증가라는 두 가지 위기 앞에 놓였다는 판단에서다. 프랑스 실업률은 코로나19 위기로 2020년 말 9% 가까이 치솟은 뒤 꾸준히 하락했으나, 올해 1분기(7.1%)와 2분기(7.2%)에 이어 3분기(7.4%)까지 다시 오르고 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마크롱 대통령이 약속한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역시 지난 1분기 전년대비 0%, 2분기 0.5% 성장하는 데 그치며 올해 1%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르 메르 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남은 (마크롱 정부의 임기) 4년 동안 지금까지 성과에 안주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 고용과 재산업화, 공공 재정 회복을 목표로 구조 개혁의 변화를 되살릴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밝혔다.
관료주의를 깨기 위한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2012~2017년)은 2013년 40만개에 달하는 기업·공공기관 규제를 줄이기 위해 이른바 '간소화 충격'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임기 말까지 770개의 핵심 규제를 걷어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이러한 간소화 정책을 확대·계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변수는 올해 연금 개혁 과정에서 쌓인 국민들의 '개혁 피로감'이다. 퐅리티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4월 42%의 지지율을 얻으며 임기를 시작했으나 올 초 연금개혁 구체안을 공개하고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지지율은 지난 5월 26%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난달까지 지지율은 30% 초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입법 환경도 마크롱 대통령에게 불리하다. 지난해 6월 치러진 국민의회 선거에서 여당인 르네상스(전 전진하는 공화국)는 전체 577석 중 246석(42.6%)을 얻으며 과반을 얻는 데 실패했다. 재무부 관계자는 "이 계획이 반드시 의회에서 법안으로 처리될 필요는 없고 행정부 조례 변경 수준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법안 개정 사항이 등장할 경우 여소야대 국면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저성장·실업률 증가에 '특단의 대책'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루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50여개 재계 대표단체를 만나 행정 규제 간소화 방안을 논의했다. 재무부는 연말까지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2월 시행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재무부는 시민들이 관료주의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웹사이트도 열었다. 재무부 한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의 노력은 협의에서 시작하는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민적 반대에 부딪힌 적 있는 만큼 국민과의 소통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또 다른 개혁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프랑스 경제가 저성장과 실업률 증가라는 두 가지 위기 앞에 놓였다는 판단에서다. 프랑스 실업률은 코로나19 위기로 2020년 말 9% 가까이 치솟은 뒤 꾸준히 하락했으나, 올해 1분기(7.1%)와 2분기(7.2%)에 이어 3분기(7.4%)까지 다시 오르고 있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마크롱 대통령이 약속한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역시 지난 1분기 전년대비 0%, 2분기 0.5% 성장하는 데 그치며 올해 1%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르 메르 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남은 (마크롱 정부의 임기) 4년 동안 지금까지 성과에 안주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 고용과 재산업화, 공공 재정 회복을 목표로 구조 개혁의 변화를 되살릴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밝혔다.
연금개혁으로 쌓인 '개혁 피로' 극복할까
관료주의는 오랜 기간 프랑스의 경제 도약을 가로막은 대표 병폐로 꼽힌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많고 복잡해서 은행 계좌 하나를 개설하는데도 한 달 이상 걸릴 정도다. 최근 프랑스 상원에서는 관료주의로 인한 비용이 연간 프랑스 경제 생산량의 3%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관료주의를 깨기 위한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2012~2017년)은 2013년 40만개에 달하는 기업·공공기관 규제를 줄이기 위해 이른바 '간소화 충격'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임기 말까지 770개의 핵심 규제를 걷어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이러한 간소화 정책을 확대·계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변수는 올해 연금 개혁 과정에서 쌓인 국민들의 '개혁 피로감'이다. 퐅리티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4월 42%의 지지율을 얻으며 임기를 시작했으나 올 초 연금개혁 구체안을 공개하고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지지율은 지난 5월 26%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난달까지 지지율은 30% 초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입법 환경도 마크롱 대통령에게 불리하다. 지난해 6월 치러진 국민의회 선거에서 여당인 르네상스(전 전진하는 공화국)는 전체 577석 중 246석(42.6%)을 얻으며 과반을 얻는 데 실패했다. 재무부 관계자는 "이 계획이 반드시 의회에서 법안으로 처리될 필요는 없고 행정부 조례 변경 수준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법안 개정 사항이 등장할 경우 여소야대 국면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