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도 '쩐의 전쟁'…CME 투어챔피언십 내년 총상금 143억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의 총상금이 올해보다 400만달러 늘어난 1100만달러(약 143억원)로 결정됐다고 CME그룹이 16일(한국시간) 밝혔다.

LPGA투어 일반 대회 총상금은 200만달러 수준이다. 1100만달러는 올해 LPGA투어 단일 대회 최다 상금을 내걸고 치른 US여자오픈 총상금과 같다.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은 CME 포인트 상위 60명만 출전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 상금’은 더 크다.

총상금이 늘어나면서 우승 상금도 대폭 증가했다. 내년 우승자는 올해의 2배로 늘어난 400만달러를 받는다. 남자 LIV 골프 우승 상금과 같은 금액이다.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우승 상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 우승 상금보다 많아진다. PGA투어에서 우승 상금 400만달러가 넘는 대회는 ‘쩐의 전쟁’의 원조 격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450만달러)이 유일하다.

CME그룹의 파격적인 상금 증액 결정 뒤에는 테리 더피 CME그룹 회장이 있다. 그는 올해 US오픈 테니스대회를 관람하러 갔다가 남녀 우승자 상금이 똑같다는 사실을 알고 상금을 크게 올리기로 결심했다고. 더피 회장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같은 역할을 한다면 남녀가 임금을 달리 받을 이유가 없다고 늘 생각했다”며 “남자라고 우대받을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지역지 팜비치 포스트는 이런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우승 상금이 “LPGA투어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400만달러는 올해 LPGA투어 상금랭킹 1위 릴리아 부(26·미국)가 네 차례 우승으로 벌어들인 상금인 325만달러보다 많고, 5년 동안 LPGA에서 뛰며 2승을 거둔 리오나 머과이어(30·미국)의 통산 상금 402만달러와도 맞먹는다.

몰리 마쿠 서만 LPGA투어 커미셔너는 “CME그룹은 늘 LPGA투어의 판도를 바꾸고 발전을 선도했다”며 “세계 최고의 여자 선수가 충분한 보상을 받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자고 하더라”고 전했다. CME그룹은 LPGA투어와 2025년까지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을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