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IN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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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이 양국 군사 당국간 대화재개, 마약 금지 협력, 인공지능(AI) 분야 정부간 대화 등에 합의했다. 다만 양국 정상은 대만 문제와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등 미·중 경쟁의 본질적 문제에선 의견 차이를 보였다.

16일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 결과에 따르면 양국은 평등과 존중을 바탕으로 양국 군의 고위급 소통, 국방부 실무회담, 해상군사안보협의체 회의, 사령관급 전화통화 등을 재개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AI 분야 정부 간 대화 채널을 만들고, 펜타닐 유통을 막을 수 있는 마약 금지협력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밖에도 양국은 내년초 항공편을 대폭 늘리는 한편 교육·유학생·청년·문화·체육 등 교류를 확대하는 데 동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미·중 관계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두 정상의 회담에서 시 주석은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과 미국의 대중국 경제 압박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항상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문제"라며 "중국은 발리 회담에서 미국이 내놓은 긍정적인 태도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발리 합의사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경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강화를 통해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중국과 충돌을 일으키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5불(不)'을 의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은 불변임을 전제하면서, 한 당사자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미국은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해야 한다"며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수출통제, 투자검토, 일방적 제재 등 지속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해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의 과학기술을 억압하는 것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고 중국 인민의 발전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중국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일방적 제재를 해제해 중국 기업에 공평하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인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전반적으로 미중 양국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는 데 발언의 상당 분량을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미중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고 전제한 뒤 "중국은 미국을 초월하거나 대체할 계획이고 없고 미국도 중국의 계획을 억제하고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국이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 상생을 고수하면 의견 차이를 완전히 극복하고 두 강대국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미중 관계의 전략성·전반성·방향성 문제와 함께 세계 평화와 발전의 중대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