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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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티, 코스메카코리아 등 중소형 화장품주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가성비 제품을 찾으면서 한국 중저가 화장품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고가 제품을 판매해온 대형 업체들이 ‘어닝쇼크’를 내면서 주가가 미끄러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외국인 기관 동반 매수


20일 오후 2시 기준 브이티는 3.94% 오른 2만1100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코스메카코리아는 3.05% 오른 3만8850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경신을 앞두고 있다. 씨앤씨인터내셔널(8.07%), 아이패밀리에스씨(3.06%), 실리콘투(4.05%)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브이티, 코스메카코리아, 실리콘투 등은 올 들어 주가가 4배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씨앤씨인터내셔널(66%), 아이패밀리에스씨(103%), 클리오(90%), 잉글우드랩(175%)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들 종목 모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한국 중저가 화장품 구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K팝, K드라마 등의 인기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경기가 침체하면서 한국 가성비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은 15%에 이른다. 일본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동남아에서도 한국산 점유율이 20%에 달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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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달아 어닝서프라이즈


중소형 업체들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신제품 ‘리들샷’으로 일본 시장에서 판매가 급증한 브이티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3% 증가했다. 증권사 평균 예상치(99억원)를 훌쩍 상회했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메카코리아는 3분기 영업이익이 137억원으로 367% 증가했다. 미국 법인 영업이익이 92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중소 브랜드의 유통과 마케팅을 대행하는 실리콘투는 3분기 영업이익이 151억원으로 204% 늘었다.

대형 화장품 업체들이 고전하는 것과 대비된다. 중국 침체 직격탄을 맞은 에스티로더는 올해 주가가 50% 넘게 떨어졌다. 2021년 12월 최고가 대비 3분의 1토막 났다. 시세이도 주가도 올해 32% 하락했다. 한국 업체인 LG생활건강은 올해 하락 폭이 52%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사의 약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가 화장품을 접하는 채널이 유튜브,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로 이동하면서 중소형사가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K팝, K콘텐츠 등을 통해 제품이 입소문을 타는 것도 많아졌다.

한 펀드매니저는 “과거에는 유통망을 거느린 대형사들이 고객도 장악했지만 이제는 환경이 달라졌다”라며 “중소형사들이 대형사의 고객을 계속 뺏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