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 넘치는 자신감을 품고 돌아왔다. 이들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엔하이픈(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은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미니 5집 '오렌지 블러드(ORANGE BLOOD)'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엔하이픈의 컴백은 6개월 만이다. 정원은 "지난 앨범 이후 공백기를 알차게 보냈다"고 말했고, 제이크는 "7월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돔 투어와 미국 스타디움 공연 투어를 돌고 왔다. 다양한 나라의 엔진 분들을 만나서 좋은 추억을 쌓았다. 지난 투어보다 훨씬 더 큰 공연장에서 하게 돼 감사하고 뜻깊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니키는 도쿄돔 무대에 올랐던 순간을 떠올리며 "모든 아티스트가 꿈꾸는 무대라 생각한다. 우리가 공연한다고 했을 때 믿기지 않았다. 공연하며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아티스트로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원은 "6개월간의 활동이 모두 소중한 기억이지만 서울에서 진행한 콘서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 계신 엔진(공식 팬덤명)분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서 재밌었다. 무엇보다 투어의 대장정을 잘 시작한 것 같아 좋았다"고 덧붙였다.

'오렌지 블러드'는 자신의 오만함 때문에 '너'를 망각하는 벌을 받은 소년이 '너'의 존재를 자각하고 나를 버리는 희생까지 각오한 전작 '다크 블러드(DARK BLOOD)'의 뒷이야기다. 유한함과 필멸성을 깨달은 소년이 카르페디엠적 사랑을 하는 일련의 이야기를 타이틀곡 '스위트 베놈(Sweet Venom)'을 비롯해 총 7곡으로 노래했다.

제이는 "'너'와 만난 소년이 사랑하게 되고 처음처럼 설레고 두근거리는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고 후회 없이 너를 사랑하기 위한 다짐을 담고 있다. 소년의 다짐을 가장 따뜻한 색인 오렌지에 비유했다"고 설명했다.

엔하이픈은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엔진과 연결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도 표현한다. 이들은 팬데믹 후 마주한 엔진에게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꼈지만, 이내 사랑받을 자격에 대한 자기 의심과 부족함이라는 어둠을 마주한다. 이에 어둠을 걷어 내고 엔진과 엔하이픈의 연결을 방해하는 것을 뛰어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오렌지 블러드'에 담았다. 선우는 "엔하이픈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강조했다.

엔진과의 관계에 관해 구체적으로 묻자 희승은 "늘어난 고무줄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다시 돌아오듯이 마음의 거리가 항상 가까워지는 것 같다. 서로에게 끊어지지 않는 고무줄 같은 존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성훈은 "공연 중에 엔진의 떼창을 듣거나 우리와 엔진의 표정이 같을 때, 공연장에서 행복감을 느낄 때 엔진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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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스위트 베놈'은 그루비한 베이스라인 기반의 펑크·팝 장르 곡으로, 온몸에 독이 퍼지더라도 '너'의 곁에서 버틸 것임을 다짐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너'의 독은 달콤하고 내가 살아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는 소년의 마음을 장난스러우면서도 리드미컬하게 표현했다. 멤버 제이가 작사에 참여했다.

선우는 "'다크 블러드'의 타이틀곡 '바이트 미'의 연장선이다. 처음 듣자마자 '이게 타이틀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따라부를 수 있는 중독성 있는 노래라 대박 예감이 들었다"며 웃었다.

정원은 "엔하이픈 하면 다크하고 강한 이미지를 생각해 주실 텐데 이번에는 은은한 섹시미, 센치한 모습으로 준비했다. 기존과는 달리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사실 이번 곡이 지금까지의 타이틀곡 중 느낌을 살리기 가장 어려운 곡이었다. 잘 소화하고 싶은 마음에 비행기에서도 모니터하며 계속 반복 동작을 연습했다"고 밝혔다.

제이는 작사 과정을 떠올리며 "여태껏 개인적인 감정을 가사로 썼다면, 이번에는 팀을 생각하며 '맞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다. 타이틀곡에 꼭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이름을 올리게 돼 기쁘다. 다음에는 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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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엔하이픈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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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으로 타이틀곡 영어 버전과 함께 미국의 인기 가수 벨라 포치와 함께 부른 버전도 준비했다. 희승은 한국어 버전 녹음을 "방시혁 님에게 칭찬받은 곡"이라고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시혁 님이 녹음이 잘 됐다고 얘기해주셔서 기뻤다. 사실 우리가 시혁님 칭찬을 자주 듣진 못한다. 굉장히 엄격하신데 그 기준에서 칭찬받았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던 것 같다. '스위트 베놈' 한국어 버전을 시혁 님에게 칭찬받은 곡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시면 더 재밌게 들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선우는 "처음으로 영어 버전도 담았으니 빌보드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고, 희승은 "파도타기에 비유해서 '다크 블러드'가 물살을 타고 막 보딩을 시작한 거였다면 이번은 활동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앨범의 주요 키워드가 '카르페디엠'이다. 이 키워드처럼 우리도 최선을 다해 즐기고, 엔진분들도 보면서 즐길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컴백 활동에는 MBC '음악중심' 출연도 예정돼 있다. 하이브와 MBC가 4년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후의 첫 행보다. 정원은 "팬분들은 우리가 무대를 많이 할수록 더 좋아하신다. 새로운 의상으로 더 다양한 무대를 보실 수 있는 거다. 팬분들에게 무대를 보여드리는 게 직업이라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엔하이픈의 미니 5집 '오렌지 블러드'는 오는 17일 오후 2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