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올해 신차 출시가 마무리되면서 내년 라인업에 관심이 쏠린다. 고금리와 서민경기 침체 등으로 내년에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경제성이 부각되는 '소형차'와 '친환경차'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년 2분기 중으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V3'를 선보인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첫 소형 전기 SUV다. 4분기에는 크로스오버 세단형 전기차인 'EV4' 출시도 계획돼 있다.기아는 앞서 지난달 '전동화(EV) 데이'에서 두 차종의 콘셉트카를 공개한 바 있다. 두 모델 모두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가격대가 관심사다. 기아는 EV3·4·5 등 중소형 모델 가격을 3만5000~5만달러로 출시해 전기차의 대중화 및 보편화를 선도하겠다고 언급했었다.내년 전기차 판매 상황에 따라 가격이 더 내려갈 여지도 있다. 한 체급 위 모델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 기아는 미국에서 EV6(2023년형)를 4만8700달러에 출시해 현재 4만2600달러에 판매 중이다. 올해 첫 대형 전기 SUV 'EV9'을 내놨지만 상위 트림이 약 1억원에 달해 판매에서 고전한 바 있다. 아울러 기아는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인 EV6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내연기관 SUV로는 기아의 최대 효자 모델인 스포티지 부분변경이 내년 연말 나올 계획이다. 스포티지는 출시 2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국내 판매량 상위 5위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매달 4만대가량 팔려나가고 있는 모델이다. 하반기에는 준대형 세단 K8의 부분변경 모델도 선보인다.올해 볼륨모델(대중적으로 많이 팔리는 차)인 '싼타페'와 '쏘나타', '코나' 등의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 현대차도 내년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다.콘셉트 모델 '세븐'으로 공개됐던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7'이 내년 3분기 중 양산 차량으로 공식 출시된다. E-GMP 기반 현대차의 첫 번째 대형 전기 SUV라는 의미가 있다.준중형 SUV 투싼 부분변경 모델도 나온다. 기아 스포티지와 같은 차급 모델이지만 판매량이 밀린 탓에 이번 부분변경에서 상품성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위탁생산하는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 '캐스퍼 일렉트릭'도 출시된다.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올해 출시된 레이EV와 함께 당분간 경형 전기차 시장을 이끌 전망이다.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V70 부분변경 모델을 준비 중이다.중견 3사에서도 신차가 나온다. KG모빌리티는 내년 2분기 쿠페형 SUV 신차를 선보인다. KG모빌리티 인기 모델 토레스의 파생 차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픽업트럭(프로젝트명 'O100')도 내년 하반기 내놓을 계획이다.올해 신차가 없었던 르노코리아는 내년 하이브리드 중형 SUV(오로라 1)를 출시한다.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업한 중·소형 전기차 플랫폼(CMA) 기반 모델이다. 이어 2027년까지 준대형 세단(오로라2), 전기차(오로라3) 등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르노코리아의 지리그룹과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리그룹은 지난해 르노코리아의 지분 34%(2460억원)를 인수하면서 르노그룹에 이어 르노코리아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동시에 르노코리아는 지리그룹 산하 볼보의 CMA 기술을 가져왔다.한국GM이 당초 올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던 캐딜락 전기차 '리릭'은 내년 국내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GM은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 출시를 예고해 추가 출시 라인업에도 기대가 모인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전기차보다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차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16일 전국 30세~59세 500명에게 오픈서베이를 통해 하이브리드차 구매 의향과 선호 모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4.4%가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밝혔다.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고 싶은 이유론 '높은 연비(67.5%)'가 꼽혔다. 그 뒤는 '취등록세 감면 및 공영 주차장 할인 등 각종 혜택(14%)', '친환경성(10.7%)' 등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차 구매 가격은 내연기관 차량보다 비싸지만 적은 차량 유지비와 각종 혜택 등으로 장기적으론 경제성이 높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회사 측은 풀이했다.반면 하이브리드차 구매 의사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의 46.2%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높은 구매 가격'이라고 답했다. '전기차 대비 부족한 구매 혜택(보조금 등)' 응답은 26.9%였다. 이를 두고 회사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 구매 시 경제성이 주요 요소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동일 모델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의 적정 가격 차이를 묻는 질문엔 '내연기관차 대비 300만원~600만원 이상'이 가장 많은 응답(49%)을 기록했다. '내연기관차 대비 300만원 미만' 답변은 34.2%였다.하이브리드 모델 선호도 조사에선 국산 모델 1위는 현대차 그랜저(35%·복수응답)가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현대차 싼타페(31.4%), 기아 쏘렌토(31%)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로 21.8%의 응답률을 기록했다.수입차 중에선 볼보가 강세를 보였다. 볼보 XC90(26.6%)과 XC60(24%)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벤츠 S클래스와 볼보 S90이 나란히 18.2%의 지지를 받아 공동 3위로 집계됐고, 5위는 BMW X5(18%)로 나타났다.'하이브리드 차량 인도를 위해 기다릴 수 있는 기간은 얼마인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37.4%가 '3개월 이상~6개월 미만'으로 답했다. '한 달에서 최대 3개월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응답은 33.6%였다. 이처럼 하이브리드차 인기로 대기 기간이 최대 1년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제조사 공급 상황과 소비자의 기대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정인국 케이카 사장은 "고유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합리적인 소비가 부각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지속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