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2025년 새장르 승부수"
“게임에 새로운 세대가 유입됩니다. 서브컬처처럼 소외됐던 장르가 주류로 바뀌고 있습니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지스타 2023’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아닌 새 장르에 도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니지’ 시리즈로 막을 연 MMORPG 성공시대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11시 엔씨소프트는 예정에 없던 김 대표의 ‘깜짝’ 간담회를 열었다. 이 게임사는 ‘지스타 2023’에 8년 만에 참가하면서 부스를 200개나 꾸렸다. 올해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다. 이 행사에서 공개한 신작 수만 6개다. 엔씨소프트는 인기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 시리즈 외에 이렇다 할 성공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이 나빠졌다. 지난 3분기 이 회사는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444억원)보다 89% 줄었다. 엔씨소프트가 이번 행사에 사활을 건 배경이다.

김 대표는 MMORPG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엔씨소프트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장르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콘솔 시장에서 다중접속(MMO) 슈팅 게임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무겁지 않고 캐주얼한(가벼운) 장르에서 게이머들과 만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엔씨소프트가 이 행사에서 공개한 신작 6개는 장르가 제각각이다. 슈팅, 액션, 모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등이다. MMORPG는 다음달 정식 출시되는 ‘쓰론앤리버티’뿐이다.

행사에서 다루지 않은 신작을 2025년께 공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대표는 “2025년 자리에서 새로운 라인업을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며 “장르 측면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오랫동안 다듬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준비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심은 쓰론앤리버티의 성공 여부에 쏠려 있다. 엔씨소프트는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를 지난 9월 선보였지만, 리니지 IP에 사업이 집중돼 있다는 시장 평가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회사는 쓰론앤리버티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 사냥·이동 기능을 정식 버전에서 제거하기로 했다.

부산=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