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늘었다. 반도체 ‘투톱’을 제외하면 영업이익 증가폭이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이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3분기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도체 투톱' 빼면…코스피社 영업이익 40% 껑충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매출(연결 기준, 금융업 등 제외)은 704조2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0.5% 늘어난 41조3887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9.9% 개선된 32조3906억원이었다.

반도체 투톱을 제외하면 실적 개선폭이 껑충 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38조955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8.4%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40조7472억원으로 42.1%로 증가한 것으로 계산된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 흑자 기업은 454곳으로 전체의 74.1%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4%에서 6.3%포인트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9%를 기록해 작년 동기(5.4%) 대비 개선됐다.

코스닥 상장사의 상황은 달랐다. 3분기 매출은 68조792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조8836억원으로 29.9% 줄었다. 순이익은 1조9998억원으로 45.5% 급감했다. 적자기업 비중은 지난해 3분기 35.9%에서 올해 같은 기간 39.1%로 늘었다.

올 4분기 실적 전망치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기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3개 이상 평균)가 있는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 219곳의 영업이익(금융·증권 업종은 순이익)은 3개월 전 41조4821억원, 1개월 전 40조2262억원, 최근 39조1686억원으로 3개월 사이 5.6% 하락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유가증권시장 실적은 기업 이익의 바닥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역시 수출이 회복되는 등 이익 수준을 높여가고 있어 내년 이익 전망을 밝게 한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특수 영향을 감안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향후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제품 가격이 하락하지만 생산자 물가는 그만큼 안 떨어질 수 있어 기업 이익이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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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배태웅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