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은 닫힐 수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1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찬을 하고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은 누구와도 냉전이나 열전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만찬 자리에서 “중·미 관계의 희망은 인민에게 있고, 기초도 인민에게 있다”며 “더 많은 미국 주지사와 의회 의원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5년 동안 미국 청년 5만 명을 중국과의 교류를 위해 초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과 경제협력을 이어가길 원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만찬에 참석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성장은 좋고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만찬에서 시 주석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은 20명의 재계 거물 중 상당수는 증권·금융투자업계 CEO였다. 미국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창업자 스티븐 슈워츠먼 CEO와 헤지펀드 운용사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전 CEO, 펑자오 시타델증권 CEO, 앨프리드 켈리 비자 회장,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등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조셉 배(한국명 배용범) 공동 CEO도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팀 쿡 애플 CEO,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 주석과의 만찬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이뤄졌다. 기업인들은 시 주석과 만나 중국 사업 확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비공개로 열린 이 행사의 참석 인원은 300명으로 제한됐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재계에선 치열한 자리 확보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