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꾸준히 하락해 내년 말 2% 목표치로 내려앉을 것이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IMF는 물가 안정을 위해 고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는 17일 발표한 ‘2023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헤럴드 핑거 IMF 미션단장 등 총 6명의 미션단이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6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정부 부처와 실시한 면담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IMF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3.6%를 찍고 내년에는 2.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치인 올해 3.4%, 내년 2.3%에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내년 말에는 2%인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내놓은 ‘11월 최근 경제동향’ 분석을 통해 완만하지만 물가 둔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IMF는 이어 “물가 안정을 위해 현재의 고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현재 한국의 통화정책이 “적절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IMF는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개선 등에 힘입어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4%, 내년 성장률은 2.2%로 제시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주요 교역국의 수요 부진 등으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3%에 머무르겠지만, 점차 개선돼 중장기적으로 4.0%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재정 건전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에 대해선 “관리지표, 한도 등이 적절하게 설정됐다”며 “급격한 고령화 등 한국의 장기적 과제에 대응해 재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도 이어 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는 “고용 형태, 근로시간, 임금구조 등 고용 관련 제도를 더욱 유연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