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느낌 물씬" MZ들 우르르…연말 인증샷 성지로 떴다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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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입지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마케팅 승자 '여의도 더 현대'
입지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마케팅 승자 '여의도 더 현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고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백화점들은 그나마 명품 매장 덕에 잘 버텼지만, 최근엔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이마저도 면세점이나 해외 쇼핑몰에 밀리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숫자를 보면 더욱 확실합니다. 올해 3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7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740억원으로 같은 기간 31.8%나 쪼그라들었습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6043억원을 기록해 0.9%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928억원으로 15.1%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액이 5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98억원으로 17.4%나 줄었습니다.
올해 마지막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백화점들은 오프라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떤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효과적일까요.
상업용 부동산 관련 교육을 받을 때 듣는 얘기 중 '부동산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접근성이 뛰어난 을지로와 명동에 있습니다. 최고의 입지에서 정말 볼만한 역대급 크리스마스 장식을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인증샷 성지'로 입소문을 탄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파사드는 올해 규모가 더 커졌다고 합니다. 지난 9일부터 이미 375만개의 LED로 만든 역대 최대규모 미디어파사드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고, 벌써 많은 인파가 백화점 앞 인증샷 명소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엄청난 인파들이 인증샷만 남기고 신세계백화점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적다는 것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시 관광자원을 한층 업그레이드했지만 정작 쇼핑객 유도 전략은 실패한 셈입니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마이 디어리스트 위시'란 주제로 스토리텔링을 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였고, 본점 앞 100m 거리에 유럽의 크리스마스 상점 거리로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인증샷으로 알릴만한 알맹이가 빠졌습니다. 15m 자이언트 트리나 영플라자 건물의 초대형 파사드 영상도 별 관심을 못 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입지가 가장 안 좋은 여의도 더 현대의 경우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릅니다. 외부에 대형트리나 파사드가 없는데, 5층 사운즈 포레스트 공간 3300㎡에 해리의 꿈의 상점이라는 컨셉의 'H빌리지'를 조성했습니다.
16개의 부티크와 크리스마스 시장, 6000여개의 조명 등으로 유럽의 골목을 재현해 놓았는데 반전이 일어났네요. 입지도 별로이고 건물 외벽에 눈길을 끌 만한 파사드도 없는데 요즘 'H빌리지'를 방문하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이곳에 방문한 MZ세대나 가족들은 최소 4~5시간을 백화점 안에서 쇼핑도 하고 음식도 먹고 매장 내 다른 크리스마스 장식 앞에서 기념 촬영도 하고 시간을 보냅니다. 백화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쇼핑객들이 가장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한 가장 멋진 이벤트가 된 것이죠.
결국 단순한 인증샷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따라 방문객들이 찾아와서 오랜 시간 머물면서 소비하는데, 올해 승자는 확실히 여의도 더 현대가 될 것 같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이런 상황은 숫자를 보면 더욱 확실합니다. 올해 3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7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740억원으로 같은 기간 31.8%나 쪼그라들었습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6043억원을 기록해 0.9%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928억원으로 15.1%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액이 5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98억원으로 17.4%나 줄었습니다.
올해 마지막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백화점들은 오프라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떤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효과적일까요.
상업용 부동산 관련 교육을 받을 때 듣는 얘기 중 '부동산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접근성이 뛰어난 을지로와 명동에 있습니다. 최고의 입지에서 정말 볼만한 역대급 크리스마스 장식을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인증샷 성지'로 입소문을 탄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파사드는 올해 규모가 더 커졌다고 합니다. 지난 9일부터 이미 375만개의 LED로 만든 역대 최대규모 미디어파사드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고, 벌써 많은 인파가 백화점 앞 인증샷 명소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엄청난 인파들이 인증샷만 남기고 신세계백화점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적다는 것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시 관광자원을 한층 업그레이드했지만 정작 쇼핑객 유도 전략은 실패한 셈입니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마이 디어리스트 위시'란 주제로 스토리텔링을 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였고, 본점 앞 100m 거리에 유럽의 크리스마스 상점 거리로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인증샷으로 알릴만한 알맹이가 빠졌습니다. 15m 자이언트 트리나 영플라자 건물의 초대형 파사드 영상도 별 관심을 못 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입지가 가장 안 좋은 여의도 더 현대의 경우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릅니다. 외부에 대형트리나 파사드가 없는데, 5층 사운즈 포레스트 공간 3300㎡에 해리의 꿈의 상점이라는 컨셉의 'H빌리지'를 조성했습니다.
16개의 부티크와 크리스마스 시장, 6000여개의 조명 등으로 유럽의 골목을 재현해 놓았는데 반전이 일어났네요. 입지도 별로이고 건물 외벽에 눈길을 끌 만한 파사드도 없는데 요즘 'H빌리지'를 방문하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이곳에 방문한 MZ세대나 가족들은 최소 4~5시간을 백화점 안에서 쇼핑도 하고 음식도 먹고 매장 내 다른 크리스마스 장식 앞에서 기념 촬영도 하고 시간을 보냅니다. 백화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쇼핑객들이 가장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한 가장 멋진 이벤트가 된 것이죠.
결국 단순한 인증샷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따라 방문객들이 찾아와서 오랜 시간 머물면서 소비하는데, 올해 승자는 확실히 여의도 더 현대가 될 것 같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