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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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가 부인과 함께 운영하는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하 빌게이츠재단)이 미국 마이크로니들(미세침) 기업 마이크론바이오메디칼에 약 300억원을 기부했다.

마이크론바이오메디칼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빌게이츠재단으로부터 2360만달러(약 306억원)를 지원받았으며, 해당 지원금은 패치형 백신 대량생산에 쓰일 예정이라고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현재 마이크론바이오메디칼은 홍역·풍진 마이크로니들 백신을 개발 중인데, 대량 제조시설에 지어지면 추후 임상 및 허가당국의 승인을 거쳐 상용화(commercialization)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마이크로니들 백신은 기존 주사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제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일정시간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도움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부착이 가능하다. 또 미세바늘에 약물을 담아 피부에 부착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고통도 없어 주사공포증이 있는 사람들, 아이들이 백신을 맞을 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무엇보다 상온유통이 가능다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백신은 종류에 따라 영하 20~70도의 저온유통(콜드체인)이 필요한데, 마이크로니들은 콜드체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유통될 수 있다.

스티븐 데이먼 마이크론바이오메디칼 최고경영자(CEO)는 “제한된 인프라를 갖고 있는 곳에서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백신을 제공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준 빌게이츠재단에 감사를 표한다”며 “고품질의 대량생산 시설을 갖추려는 마이크론의 노력을 통해 홍역·풍진 백신뿐 아니라 다른 백신 접근성도 향상시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빌게이츠재단은 2020년 국내 마이크로니들 기업인 라파스도 지원했다. 당시 라파스는 빌게이츠재단 등이 공동출자한 글로벌 헬스케어 연구기금 라이프 펀드로부터 결핵 백신을 개발하는 과제에 선정됐다.

현재 라파스는 미국 동부의 대학교 백신 연구팀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글로벌 백신 사업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해당 연구팀이 보유한 백신물질을 확보해 마이크로니들에 담아 제형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0시25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