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평소보다 1500원 저렴한 3000원에 판매한 '스타벅스 해피아워' 운영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풍경.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스타벅스가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평소보다 1500원 저렴한 3000원에 판매한 '스타벅스 해피아워' 운영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풍경.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먼저 찾아간 스타벅스 매장에) 빈자리가 없어서 (다른 매장을) 찾아왔습니다."

스타벅스가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평소보다 1500원 저렴한 3000원에 판매한 '스타벅스 해피아워' 운영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50대 여성 박모씨는 지인과 함께 행사 상품인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그는 "(앞서 할인 시간에 맞춰) 인근 다른 매장을 갔지만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중구 소재 스타벅스 매장들은 평소보다 다소 붐비는 분위기였다. 행사가 적용되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고객이 집중되는 점심시간을 피한 시간대였지만 커피 한 잔도 보다 저렴하게 마시기 위해 사람들이 몰렸다.


고물가 시대 불황형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돋보이는 할인제품과 자체 브랜드(PB) 제품 등에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평소보다 1500원 저렴한 3000원에 판매한 '스타벅스 해피아워' 운영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풍경.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스타벅스가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평소보다 1500원 저렴한 3000원에 판매한 '스타벅스 해피아워' 운영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 오후 3시께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풍경.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일례로 스타벅스코리아가 신세계그룹 통합 할인행사 '2023 대한민국 쓱데이'에 맞춰 진행한 아메리카노 할인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 수준의 고객이 몰려들었다. 스타벅스는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평소보다 1500원 저렴한 3000원에 판매하는 '스타벅스 해피아워'를 진행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해피아워 행사 나흘간 아메리카노 판매량이 직전주 같은 요일·같은 시간대보다 8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판매량은 1년 전 같은 요일·시간대와 비교하면 92% 늘어난 수치였다.
사진=이마트
사진=이마트
가성비를 내세운 PB 제품 수요도 늘어난 모습이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에 따르면 2019년 11월 첫선을 보인 PB '홈플러스 시그니처'의 올해 매출은 2019년보다 219% 증가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해 홈플러스는 지난달 롤백, 위생장갑, 빨대 등 일회용품 41종을 '심플러스'라는 브랜드로 선보였다. 심플러스 일회용품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50%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용품뿐 아니라 가성비가 돋보이는 PB 먹거리도 인기가 높다. 홈플러스 PB 히트제품으로 꼽히는 ‘이춘삼 짜장라면(4입)’과 ‘이해봉 짬뽕라면(4입)’은 4봉 묶음 제품 기준 누적 판매량 250만개를 돌파했다. 봉지로 환산하면 이춘삼 짜장라면은 980만봉, 이해봉 짬뽕라면은 60만봉 이상 판매됐다는 설명이다. 봉지당 가격이 500원인 이춘삼 짜장라면은 지난해 12월 첫 출시 9일 만에 초도물량이 매진됐다. 이어 홈플러스 전체 라면 제품 중 7개월간 1위를 지켰다.

다른 채널에서도 가성비 PB라면이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지난달(28일 기준) 컵라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PB컵라면 매출은 70% 뛰었다.

양수령 홈플러스 PBGS총괄은 "물가 상황 속 가성비 높은 PB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관련 상품들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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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선호 현상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를 시작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거래액을 지난해 행사 기간과 비교한 결과, 저렴한 가성비 상품과 프리미엄 고가 상품으로 소비가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해당 기간 특히 'e쿠폰·생필품' 등 중저가 상품군 거래액이 15%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특가에 미리 구입하는 경향이 있는 e쿠폰 거래액이 14% 증가했고, 문구용품(16%), 바디·헤어(14%), 생필품(13%) 등 거래액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G마켓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알뜰한 자린고비형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