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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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상생' 압박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자동차보험료가 내려갈지 주목된다. 보험회사들은 올해와 비슷한 2% 안팎 인하가 적정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대형 4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기준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81%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4사는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한다. 소형사의 손해율은 이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사고가 났을 때 지급하는 보험금으로 나눈 값이다. 손해율이 높으면 보험사는 그만큼 적자가 난다. 자동차보험은 보험료의 16~18%가량을 사업비(보험료 산정, 과실비율 검증 등)로 쓰기 때문에 손해율이 대략 80%를 넘으면 보험사가 손실을 보는 구조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1999년부터 2016년까지 17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17년 266억원 반짝 흑자 이후 다시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국민 생활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 당국은 이런 측면에서 적자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보험료를 유지 또는 인하하도록 유도했다. 2016년 3418억원 손실이 났는데도 이듬해 보험료를 1%가량 내린 게 대표적이다.
손해율 올라가는데…내년 차보험료, 올해만큼 내려갈까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면서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교통법규가 강화되고 자동차 안전 기능이 좋아진 측면도 작용했다. 보험료 인하 압박도 자연스레 뒤따랐다.

2021년에는 손해율 81.5%로 3981억원 이익을 거뒀다. 이듬해 대형 4사는 보험료를 1.2~1.4% 내렸다. 2022년은 손해율 81.2%, 4781억원 흑자였고 올 상반기 보험료 인하율은 2~2.1%였다.

올해 상반기엔 손해율이 78%로 작년 상반기(77.1%)보다 0.9%포인트 뛰었다. 운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상 날씨가 궂은 하반기에 손해율이 올라간다는 측면에서 올해 전체 손해율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 81~82%를 예상하는 이유다.

보험사들은 이런 차원에서 내년 보험료 인하 폭을 올해와 비슷하게 2% 내리는 방안을 짜고 있다. 내년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 인상(1.98%), 최저임금 인상(2.5%) 등 기초적인 보험료 인상 요인들은 반영하지 않았고, 교통량은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2%가 어렵다는 내부 의견도 많은 상황이다.

당국은 그러나 2% 인하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무조건 적자를 내라는 방침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보험 적자가 지속돼 외국계 보험사들이 손을 뗄 때 국내 보험사들이 손실을 보면서 상품을 유지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