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퀄리티 저널리즘'을 구현한 언론인들
“한국 언론은 지금 3~4중(重) 위기를 겪고 있다.”

<아웃퍼포머의 힘>은 이런 진단으로 시작한다. 저자 송의달은 30년 넘게 기자로 일한 현역 언론인이다. 그는 한국 언론이 “팩트(사실)보다 진영 논리에 입각한 가짜뉴스 범람에 따른 신뢰 위기,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전환의 위기, 그리고 사안에 대한 심층 분석과 대안 제시, 권력 비판 같은 언론 본연의 사명감이 옅어지는 전문직주의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대안은 ‘퀄리티 저널리즘’이다. 믿을 수 있고 질 좋은 뉴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그 본보기가 될 만한 9명의 언론인을 소개한다. 워터게이트 특종의 밥 우드워드, 최고의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 방송인 월터 크롱카이트와 바버라 월터스, 미국 언론계의 기둥 제임스 레스턴, 정치부 기자의 대부(代父) 데이비드 브로더, 여기자 첫 퓰리처상의 마거릿 히긴스, 아서 옥스 펀치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 박권상 전 KBS 사장 등이다.

“저널리즘이 정권의 잘못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권력의 남용 등을 계속 감시하면 민주주의가 무너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지속적 보도를 통한 권력 감시의 압력이 중요하다. 언론의 역할은 그런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다.” (밥 우드워드)

책 속의 언론인들이 평생에 걸쳐 추구한 저널리즘 정신과 그 분투는 감동을 준다. 언론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