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 살아있지만…다음주 엔비디아 실적 변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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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금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01%, S&P500 0.13%, 나스닥 0.08%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41%(-0.4bp), 2년물 4.898%(+5.6bp)
17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큰 방향성이 없었습니다. 주식도, 금리도 혼조세,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뉴욕 증시에서는 연말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여전히 큽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유망한 징후가 많이 있다'면서 세 가지를 지목했습니다.
① 경제가 냉각되고는 있지만, 너무 심하지는 않다
=이번 주 모든 경제 데이터는 연착륙의 균형을 맞추는 것처럼 보였다. 소비자는 10월에 여름보다 더 느린 속도로 지출했지만, 월마트 타겟 등 거대 유통사 판매는 여전히 호조를 보였다. 또 실업급여 청구가 늘면서 뜨거운 노동시장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② 인플레이션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CPI)는 모든 측면에서 예상보다 더 많이 냉각됐다. 헤드라인 물가는 한 달 동안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하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보고한 S&P500 기업 중 약 276개가 콘퍼런스콜에서 ”인플레이션”을 중요한 요인으로 언급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기 시작한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적다)
③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데이터를 바탕으로 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1월 인상 확률은 주 초 30%에서 0%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에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지만,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따라 치솟던 금리도 꺾였습니다. 한 달 전 5%를 넘었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무려 60bp가량 떨어졌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도 퍼지고 있지 않고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좋습니다. LSEG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469개가 실적을 보고했는데 이 중 80% 이상이 월가 추정을 상회했습니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또 추정보다 평균 7.1% 많은 이익을 공개했는데, 이는 장기 평균 4.1%에 비해 더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돈이 증시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EPFR 데이터를 인용해 15일까지 한 주 동안 글로벌 주식 펀드에 235억 달러가 유입되었으며 이는 주간 단위로 올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의 스콧 래드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약간의 랠리로 끝날 것이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랠리가 올해 패자인 소형주와 신흥시장이 이끄는 게 될 것인가, 아니면 일 년 내내 있었던 대형기술주가 계속 주도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단기 급등한 만큼 기술적으로 좀 더 쉬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이번 랠리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은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괜찮다. 또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증가를 보면 기술적으로도 유리하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가 적어도 단기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기술적 부분 중 하나는 상대 강도지수(RSI)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이다. 즉 단기적으로 과매수 된 상태다. 따라서 우리는 땡스기빙데이 주간을 거쳐 11월 말까지 한 두 주 약간 조정을 거쳐 다시 소규모 랠리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0월 인플레이션은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0월 유로존의 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9월 4.3%에서 큰 폭으로 하락해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습니다. 이에 뉴욕 국채시장의 금리는 아침에 큰 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지난 9월 20일 이후 최저치인 4.379%까지 내려갔고, 2년물은 9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4.796%까지 하락했었습니다. 하지만 오전 8시 30분에 주택 지표가 좋게 나온 뒤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10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달보다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 0.6% 감소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두 달 연속 증가세입니다. 향후 주택 경기를 가늠하는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도 전월보다 1.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역시 시장 예상(-1.6%)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물론 3개월 평균 기준으로 착공 건수는 2020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Fed의 금리 인하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 향후 주택 시장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착공 건수가 좋게 나온 뒤 4분기 GDP 전망치를 1.9%로 높였습니다.
결국, 오후 4시 20분께 2년물 수익률은 5.6bp 오른 4.898%에 거래됐고, 10년물은 0.4bp 내린 4.441%를 기록했습니다. 어제 5%가량 급락했던 유가는 크게 반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10% 급등한 배럴당 75.8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OPEC+가 오는 26일 회의에서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한 덕분입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가자지구의 위기가 심화하면서 이에 분노한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 유가 전망을 통해 브렌트유가 배럴당 80~100달러 사이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감산을 상쇄하는 미국 러시아 이란의 공급량 증가가 있었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유가가 연초보다 소폭 하락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 수요 증가는 탄탄하고 핵심적인 OPEC+의 공급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많은 양의 증산 능력이 유가의 장기호황을 막을 것이다. 우리는 OPEC+가 브렌트유가 80~100달러 사이에 머물도록 힘을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 80달러는 OPEC이 생각하는 바닥이며, 100달러는 잉여 공급능력을 고려한 천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주가는 오후 장으로 갈수록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3시 25분께 오픈AI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한 뒤 출렁였습니다. 오픈AI는 "그가 이사회와의 의사소통에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의 책임 수행 능력이 저해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해임했다는 얘기입니다. 올트먼을 대신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가 임시 CEO를 맡을 예정입니다. 이 소식에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1.68%나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때 2.4%나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흔들렸던 뉴욕 증시는 장 막판 다시 회복해서 강보합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01%, S&P500 지수는 0.13%, 나스닥은 0.08% 올랐습니다. 오늘 갭은 30.58% 폭등했습니다. 3분기 매출(37억7000만 달러 vs 예상 36억 달러)과 주당순이익(59센트 vs 19센트)이 월가 기대치를 상회한 덕분입니다. 이번 분기 소매유통주 가운데 실적 발표 이후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연 덕분은 아닙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매출이 7% 줄어들었죠. 동일매장 매출도 2% 하락했습니다. 갭은 비용 절감, 재고정리 등을 통해 마진을 높였습니다. 사실 시장 예상을 넘었던 타겟, 홈디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출은 감소세를 유지했고 대신 경영 효율화를 통해 이익을 늘렸지요.
지금 미국의 소비자들은 어떤 상황일까요?
골드만삭스의 스콧 파일러 소비 전문가는 팟캐스트를 통해 "소비자가 확실히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약간의 소비 둔화를 볼 수 있지만, 소비가 도전받는 게 아니라 약간 늘어났던 소비가 일부 철회되는 수준이다. 유통업체들은 급증했던 임의소비재 소비가 약간 줄어들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9월과 10월에 약간의 축소를 보았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다소 회복력이 있고 돈을 쓰고 있지만, 확실히 조금 덜 자주 쓰고 있다. 유통업체 매출은 실제로 정말 좋다. 이들 회사의 대부분은 성장률 측면에서 최고 때보다 1, 2%포인트 정도 둔화를 겪고 있다. 소비자는 최고 수준에서 약간 낮아지는 수준으로 소비 속도를 늦추고 있다. 그리고 소비는 시장에 따라 다릅니다. 집이나 주택, 자동차와 관련된 비싼 품목들은 조금 더 어렵다. 레스토랑이나 여행에는 여전히 돈을 쓰고 있다. 소비자는 여전히 돈이 있고 더 작은 데 돈을 쓰는 데 여전히 관심이 있다. 다음주,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도 소비는 실제 괜찮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는 땡스기빙데이(23일)로 인해 뉴욕 증시는 목요일 휴장하고 금요일에는 오전 장만 엽니다. 3.5일 동안만 거래하는 것이죠. 경제 지표는 기존주택 판매, 내구재 주문, 실업급여 청구 건수 등이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아마도 가장 큰 시장 변동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데이터를 보면 신규 청구 건수는 여전히 낮아 기업이 직원 해고를 꺼리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2주 이상 계속 청구하는 연속 건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해고된 이들이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ING는 "이는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붕괴하지는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많이 증가하면 시장은 Fed가 내년 기준금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베팅할 것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내년 5월 인하 가능성에 60% 이상 베팅하고 있습니다. 3월 인하 가능성도 30%를 책정하고 있고요.
또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도 공개됩니다. 다만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지난 11월 1일 FOMC가 열린 뒤 나온 성장, 물가 등 경제 데이터가 둔화했기 때문입니다. 3분기 어닝시즌은 막바지입니다. 화요일 21일 오후에 나오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사실 다음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매출 161억 9000만 달러, 주당 3.37달러의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59억 달러의 3배에 육박하고 회사 측이 제시한 가이던스 160억 달러보다 많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 올트먼 교체 뉴스에 시장이 흔들릴 정도로 투자자들은 AI 이슈에 민감합니다.
다음주 국채 경매가 있습니다. 20일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발행에 이어 21일 150억 달러 규모 10년물 인플레이션연동국채(TIPS) 발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주 30년물 국채 경매가 흔들리면서 시장이 급락했던 만큼 투자자들은 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상당수 투자자가 휴가로 자리를 비우는 땡스기빙데이 주간이어서 약간 불안감이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최근 국채시장이 흔들리자 장기 국채 발행을 줄이고, 단기 국채를 늘리기로 하면서 시장을 안정시켰습니다. 하지만 일본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물량을 줄이고 있어 불안감이 있습니다. 어제 발표된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9월에 장기 국채(bond & note)를 446억 달러 규모 줄였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01%, S&P500 0.13%, 나스닥 0.08%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41%(-0.4bp), 2년물 4.898%(+5.6bp)
17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큰 방향성이 없었습니다. 주식도, 금리도 혼조세,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뉴욕 증시에서는 연말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여전히 큽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유망한 징후가 많이 있다'면서 세 가지를 지목했습니다.
① 경제가 냉각되고는 있지만, 너무 심하지는 않다
=이번 주 모든 경제 데이터는 연착륙의 균형을 맞추는 것처럼 보였다. 소비자는 10월에 여름보다 더 느린 속도로 지출했지만, 월마트 타겟 등 거대 유통사 판매는 여전히 호조를 보였다. 또 실업급여 청구가 늘면서 뜨거운 노동시장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
② 인플레이션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CPI)는 모든 측면에서 예상보다 더 많이 냉각됐다. 헤드라인 물가는 한 달 동안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하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보고한 S&P500 기업 중 약 276개가 콘퍼런스콜에서 ”인플레이션”을 중요한 요인으로 언급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기 시작한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적다)
③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데이터를 바탕으로 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1월 인상 확률은 주 초 30%에서 0%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에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지만,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따라 치솟던 금리도 꺾였습니다. 한 달 전 5%를 넘었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무려 60bp가량 떨어졌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도 퍼지고 있지 않고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좋습니다. LSEG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469개가 실적을 보고했는데 이 중 80% 이상이 월가 추정을 상회했습니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또 추정보다 평균 7.1% 많은 이익을 공개했는데, 이는 장기 평균 4.1%에 비해 더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돈이 증시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EPFR 데이터를 인용해 15일까지 한 주 동안 글로벌 주식 펀드에 235억 달러가 유입되었으며 이는 주간 단위로 올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의 스콧 래드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약간의 랠리로 끝날 것이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랠리가 올해 패자인 소형주와 신흥시장이 이끄는 게 될 것인가, 아니면 일 년 내내 있었던 대형기술주가 계속 주도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단기 급등한 만큼 기술적으로 좀 더 쉬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이번 랠리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은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괜찮다. 또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증가를 보면 기술적으로도 유리하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가 적어도 단기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기술적 부분 중 하나는 상대 강도지수(RSI)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이다. 즉 단기적으로 과매수 된 상태다. 따라서 우리는 땡스기빙데이 주간을 거쳐 11월 말까지 한 두 주 약간 조정을 거쳐 다시 소규모 랠리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0월 인플레이션은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0월 유로존의 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9월 4.3%에서 큰 폭으로 하락해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랐습니다. 이에 뉴욕 국채시장의 금리는 아침에 큰 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지난 9월 20일 이후 최저치인 4.379%까지 내려갔고, 2년물은 9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4.796%까지 하락했었습니다. 하지만 오전 8시 30분에 주택 지표가 좋게 나온 뒤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10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달보다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 0.6% 감소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두 달 연속 증가세입니다. 향후 주택 경기를 가늠하는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도 전월보다 1.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역시 시장 예상(-1.6%)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물론 3개월 평균 기준으로 착공 건수는 2020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Fed의 금리 인하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 향후 주택 시장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착공 건수가 좋게 나온 뒤 4분기 GDP 전망치를 1.9%로 높였습니다.
결국, 오후 4시 20분께 2년물 수익률은 5.6bp 오른 4.898%에 거래됐고, 10년물은 0.4bp 내린 4.441%를 기록했습니다. 어제 5%가량 급락했던 유가는 크게 반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10% 급등한 배럴당 75.8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OPEC+가 오는 26일 회의에서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한 덕분입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내년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가자지구의 위기가 심화하면서 이에 분노한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 유가 전망을 통해 브렌트유가 배럴당 80~100달러 사이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OPEC+의 감산을 상쇄하는 미국 러시아 이란의 공급량 증가가 있었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유가가 연초보다 소폭 하락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 수요 증가는 탄탄하고 핵심적인 OPEC+의 공급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많은 양의 증산 능력이 유가의 장기호황을 막을 것이다. 우리는 OPEC+가 브렌트유가 80~100달러 사이에 머물도록 힘을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 80달러는 OPEC이 생각하는 바닥이며, 100달러는 잉여 공급능력을 고려한 천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주가는 오후 장으로 갈수록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3시 25분께 오픈AI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한 뒤 출렁였습니다. 오픈AI는 "그가 이사회와의 의사소통에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아 이사회의 책임 수행 능력이 저해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해임했다는 얘기입니다. 올트먼을 대신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가 임시 CEO를 맡을 예정입니다. 이 소식에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1.68%나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때 2.4%나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흔들렸던 뉴욕 증시는 장 막판 다시 회복해서 강보합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01%, S&P500 지수는 0.13%, 나스닥은 0.08% 올랐습니다. 오늘 갭은 30.58% 폭등했습니다. 3분기 매출(37억7000만 달러 vs 예상 36억 달러)과 주당순이익(59센트 vs 19센트)이 월가 기대치를 상회한 덕분입니다. 이번 분기 소매유통주 가운데 실적 발표 이후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연 덕분은 아닙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매출이 7% 줄어들었죠. 동일매장 매출도 2% 하락했습니다. 갭은 비용 절감, 재고정리 등을 통해 마진을 높였습니다. 사실 시장 예상을 넘었던 타겟, 홈디포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출은 감소세를 유지했고 대신 경영 효율화를 통해 이익을 늘렸지요.
지금 미국의 소비자들은 어떤 상황일까요?
골드만삭스의 스콧 파일러 소비 전문가는 팟캐스트를 통해 "소비자가 확실히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약간의 소비 둔화를 볼 수 있지만, 소비가 도전받는 게 아니라 약간 늘어났던 소비가 일부 철회되는 수준이다. 유통업체들은 급증했던 임의소비재 소비가 약간 줄어들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9월과 10월에 약간의 축소를 보았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다소 회복력이 있고 돈을 쓰고 있지만, 확실히 조금 덜 자주 쓰고 있다. 유통업체 매출은 실제로 정말 좋다. 이들 회사의 대부분은 성장률 측면에서 최고 때보다 1, 2%포인트 정도 둔화를 겪고 있다. 소비자는 최고 수준에서 약간 낮아지는 수준으로 소비 속도를 늦추고 있다. 그리고 소비는 시장에 따라 다릅니다. 집이나 주택, 자동차와 관련된 비싼 품목들은 조금 더 어렵다. 레스토랑이나 여행에는 여전히 돈을 쓰고 있다. 소비자는 여전히 돈이 있고 더 작은 데 돈을 쓰는 데 여전히 관심이 있다. 다음주,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도 소비는 실제 괜찮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는 땡스기빙데이(23일)로 인해 뉴욕 증시는 목요일 휴장하고 금요일에는 오전 장만 엽니다. 3.5일 동안만 거래하는 것이죠. 경제 지표는 기존주택 판매, 내구재 주문, 실업급여 청구 건수 등이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아마도 가장 큰 시장 변동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데이터를 보면 신규 청구 건수는 여전히 낮아 기업이 직원 해고를 꺼리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2주 이상 계속 청구하는 연속 건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해고된 이들이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ING는 "이는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붕괴하지는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많이 증가하면 시장은 Fed가 내년 기준금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베팅할 것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내년 5월 인하 가능성에 60% 이상 베팅하고 있습니다. 3월 인하 가능성도 30%를 책정하고 있고요.
또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도 공개됩니다. 다만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지난 11월 1일 FOMC가 열린 뒤 나온 성장, 물가 등 경제 데이터가 둔화했기 때문입니다. 3분기 어닝시즌은 막바지입니다. 화요일 21일 오후에 나오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사실 다음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매출 161억 9000만 달러, 주당 3.37달러의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59억 달러의 3배에 육박하고 회사 측이 제시한 가이던스 160억 달러보다 많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 올트먼 교체 뉴스에 시장이 흔들릴 정도로 투자자들은 AI 이슈에 민감합니다.
다음주 국채 경매가 있습니다. 20일 16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발행에 이어 21일 150억 달러 규모 10년물 인플레이션연동국채(TIPS) 발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주 30년물 국채 경매가 흔들리면서 시장이 급락했던 만큼 투자자들은 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상당수 투자자가 휴가로 자리를 비우는 땡스기빙데이 주간이어서 약간 불안감이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최근 국채시장이 흔들리자 장기 국채 발행을 줄이고, 단기 국채를 늘리기로 하면서 시장을 안정시켰습니다. 하지만 일본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물량을 줄이고 있어 불안감이 있습니다. 어제 발표된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9월에 장기 국채(bond & note)를 446억 달러 규모 줄였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