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과 WBC에서 벤치 멤버로 한일전 패배 쓴맛
APBC 예선전에서도 패배…19일 일본과 결승 리턴매치
김혜성의 남다른 각오 "한일전 이긴 경험 없어…이번에는 꼭!"
키움 히어로즈의 주전 내야수 김혜성(24)은 국제대회 한일전에 관한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 한일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당시 한국은 불펜이 무너지면서 2-5로 패했다.

올해 초에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

김혜성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밀려 대회 기간 내내 백업 역할만 하다가 한일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전력 차를 실감하며 4-13으로 대패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했으나, 당시 일본 대표팀은 실업야구 선수들이 주축이 됐기에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없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도 김혜성은 한일전 악몽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17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예선 2차전에서 1번 타자 2루수로 출전했으나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국제대회 한일전에서만 세 번째 패배를 맛본 김혜성은 누구보다 아쉬워하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혜성의 남다른 각오 "한일전 이긴 경험 없어…이번에는 꼭!"
사실 김혜성의 국제대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그는 도쿄 올림픽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615(13타수 8안타)로 활약했고, 올해 WBC에서도 본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연습경기마다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공식 평가전에선 대표팀의 1호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APBC 2023에서도 김혜성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일본과 경기에선 4타수 2안타를 치며 대표팀 선수 중 유일하게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했다.

18일 대만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도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2득점을 하며 6-1 완승을 이끌었다.

국제대회마다 좋은 개인 성적을 거두고도 항상 고개를 숙였던 김혜성에게 설욕의 기회가 찾아왔다.

대만을 꺾고 예선 2위에 오른 한국은 19일 일본과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

김혜성은 이번 기회에 꼭 일본을 꺾겠다는 각오다.

그는 대만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 한일전에선 한 점 차로 졌다"라며 "이번에는 초반부터 (경기를) 잘 풀어서 설욕하며 우승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는 아직 한일전에서 이긴 경험이 없다"라며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