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초임 21만엔·동남아보다 낮은 부장 연봉…日이 변한다
日 대기업 부장 연봉, 美 42%…7년차면 中에 역전
인기직종 메가뱅크·종합상사도 인력쟁탈전
'20만엔' 은행 대졸초임 16년 만에 인상
종합상사도 5만엔 올려 은행 견제
중상위권大 졸업자 "대기업 3~4곳 놓고 골라간다"
빚을 대신 갚아주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종합상사와 대형 시중은행 등 전통적으로 대졸자들의 인기가 높은 기업들이 벌이는 인재쟁탈전도 치열하다. 경쟁이 얼마나 뜨거운지 '영구동토'로 묘사되던 일본의 지독한 임금 정체를 녹일 정도다.
일본의 임금이 얼마나 오르지 않았는지 보여주는 통계가 있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머서의 2021년 조사에서 일본 대기업 부장의 연수입이 싱가포르, 미국 뿐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 일본인들을 쓴웃음 짓게 했다.
만년 정체상태이던 일본의 임금수준을 변하게 만든건 인력난이다. 메가뱅크 2위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2023년 입행 대졸자들의 초임을 25만5000엔으로 5만엔(24%) 올렸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임금을 올린 건 16년 만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관계자는 임금을 인상한 이유로 "학생의 가치관이 다양해진데다 인재의 유동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급여를 올리지 않으면 신입행원을 뽑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20여년 만에 월급을 대폭 올렸지만 우수한 인재들이 메가뱅크로 몰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메가뱅크의 라이벌 종합상사도 가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수한 신입직원을 뽑으려 급여를 올렸는데 모두가 월급을 올리면서 인상 효과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당장 종합상사보다 또다시 월급이 5만엔 뒤지게 된 메가뱅크 등 금융업계는 인건비 부담 증가를 감수하고 임금을 추가로 올릴 지 고민이다.
내년에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은 일자리 1.71개 가운데 하나를 골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도쿄의 한 명문 사립대 교수는 "중상위권 대학 졸업생들이라면 대기업 3~4곳 가운데 한 곳을 골라갈 수 있을 정도로 취업 상황이 좋다"고 말했다.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⑩으로 이어집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