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당첨 됐다가는 낭패…모델하우스 꼭 가봐야 하는 이유
높은 청약경쟁 뚫고 당첨됐지만 미계약 상당수
투기과열지구 당첨 포기하면 10년간 청약 제한
단지 배치도, 동호수 배치도, 평면도까지 살펴야

혹해서 청약했다가 높은 분양가에 ‘허걱’
자금조달 계획도 꼼꼼히 따져봐야


더샵 강동센트럴시티(27가구), 호반써밋 개봉(72가구), 보문센트럴아이파크(24가구).
지난 9월부터 지난달 사이 서울에서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의 미계약분이다. 최저 25대 1에서 최고 78대 1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당첨자 상당수는 계약을 맺지 않았다. 일단 청약을 넣었다가 높은 시세가 부담이 됐다. 혹은 조합원 대비 낮은 층수와 불리한 동 배치에 실망한 것이다.
GS건설이 경기 이천시 증포동 323-20에 공급하는 이천자이더리체의 모델하우스. 최고 28층, 7개 동, 558가구 규모로 2026년 8월 입주 예정이다. 모델하우스는 매수희망자들로 붐볐지만 지난달 31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5.83대 1로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
GS건설이 경기 이천시 증포동 323-20에 공급하는 이천자이더리체의 모델하우스. 최고 28층, 7개 동, 558가구 규모로 2026년 8월 입주 예정이다. 모델하우스는 매수희망자들로 붐볐지만 지난달 31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5.83대 1로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
'차라리 주변의 준신축을 사는 게 낫다'거나 '조합원 물건을 사겠다'는 수요자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계약 포기로 '재당첨 제한'이란 페널티를 떠안지 않으려면 '모델하우스'를 찾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모델하우스 체크리스트를 정리해 봤다.

입주자모집공고 보고 모델하우스로

모델하우스에 가기 전에 분양가부터 챙겨봐야 한다. 분양가는 입주자 모집공고에 나와 있다. 내 예산안에서 노릴 수 있는 평형은 뭔지, 입주까지 남은 기간으로 볼 때 자금 조달이 가능한지 등을 먼저 따져 봐야 한다. 혹해서 청약을 넣었다가 주변보다 높은 시세에 눈물을 머금고 취소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특별공급은 취소하면 다시는 넣을 수 없고, 가점제는 2년간 청약이 막힌다.

특히 투기과열지구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는 재당첨 제한 기간이 10년이다. KB부동산이나 아파트 실거래가에 인근 아파트 시세가 나와 있다. 인근 비슷한 규모의 단지와 3.3㎡당 실거래가로 비교가 가능하다. 또 예약하고 가야 하는 지도 잊으면 안 된다. 일부 모델하우스는 예약으로만 진행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이 대표적이다. 인기가 높은 단지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꼭 전화로 하지 않아도 앱이나 QR코드를 통해 예약할 수 있는 단지가 많다.

안내데스크에서 카탈로그 챙기기

카탈로그는 마지막에 나오면서 받는 게 아니다. 입장과 동시에 받아서 단지 규모와 가구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미리 숙지해야 한다. 타깃으로 삼아 눈을 부릅뜨고 봐야 할 평면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탈로그에는 입주자 모집공고, 단지 배치도, 동호수 배치도, 평면도 등 청약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가 녹아 있다.

카탈로그에 있는 단지 배치도와 동호수 배치도를 보면 노리고 있는 전용면적 평형의 일반분양분은 주로 어느 동에 많이 배치되는지, 지하철역과 거리는 얼마나 먼지, 저층 위주로 배치돼 있는지, 아니면 고층도 섞여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가령 유닛에는 전용 59㎡A형이 가장 멋지게 나와 있는데, 역에서 가장 먼 거리에다 저층에 주로 배치돼 있을 수 있다. 특히 인기가 많은 대단지는 역과의 거리나 조망이 중요한 만큼 단지·동호수 배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금강주택이 동탄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  A57-2블록에 짓는 '금강펜테리움 7차 센트럴파크'의 모델하우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이 내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에서 2453명이 신청, 평균 6.0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경DB
금강주택이 동탄신도시 신주거문화타운 A57-2블록에 짓는 '금강펜테리움 7차 센트럴파크'의 모델하우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이 내년으로 다가온 가운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로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에서 2453명이 신청, 평균 6.0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경DB
카탈로그의 면적은 실평수인 전용면적 기준으로 표기된다. 하지만 보통 평수를 얘기할 땐 계약 면적을 기준으로 말하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다. 계약 면적을 3.3으로 나누면 평수가 계산된다.
무작정 유닛으로 입장하기 전에 광역도나 단지 모형도도 살펴봐야 한다. 교통 여건이나 학교, 편의시설의 위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방규 와이낫플래닝 상무는 "주변 광역도에 개발계획이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개발 시기가 계획마다 유동적일 수 있으니 맹목적으로 믿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전시·옵션에 속지 말자 … 확장 비용도 챙겨야

모델하우스 내 유닛은 인테리어와 조명이 '노이즈'가 될 수 있다. 각종 간접 조명이 많아 분위기가 화사하고 더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내부에 대형 TV, 고급 테이블, 소파, 조각상, 어항, 조명과 같은 다양한 인테리어를 배치해 놓는다. 그래서 샘플 하우스를 볼 때는 여기에 속지 말고 감안해서 봐야 한다. 가구 등도 전시용인지, 옵션인지, 기본 제공인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방에 있는 전시용 가구는 시각상 넓어 보이도록 가장 작은 크기의 가구가 들어가 있다. 입주해서 막상 가구를 배치하면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것보다 면적이 작아 보이는 이유다.

유닛의 벽면이나 창호, 수납공간 등은 모두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옵션'이다. 또 중소형 평수의 경우 발코니 확장 없이는 거실과 방의 너무 협소해 필수적인 경우가 종종 있다. 발코니 확장에 포함된 옵션이 있어 비용을 아낄 수도 있다.

유닛 관람 후에 바로 집으로 가면 안 된다. 다시 단지 모형도로 와서 발코니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채광이나 일조량은 어떨지 머릿속으로 그려 볼 필요가 있다. '로열층'에 배치되더라도 바로 앞에 다른 단지가 우뚝 서 있거나 북향일 수 있어서다. 특히 한강 변이나 공원 조망처럼 일부 조망권에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에는 단지 배치와 가구의 위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상담석 찾아 자금조달 계획 세워보자

상담석에만 카탈로그를 둬서 상담을 유도해 거부감이 생길 수 있지만, 상담석도 거쳐 가야 한다. 각 평면의 장단점이나 인기가 높은 평면이 무엇인지 정보를 들어볼 수 있어서다. 입주자 모집공고에 깨알 같은 글씨로 쓰여 있는 정보도 요약해 들어볼 수 있다. 청약통장 자격과 공급면적, 중도금 대출 및 무이자 가능 여부 등을 손쉽게 정리할 수 있다.

특히 대출 한도와 잔금대출 전환 시기 등은 필수적으로 들어 봐야 할 정보다. 자금이 부족하면 중도 해약을 당할 수 있어 미리 세입자를 구해 놓는 등 조치를 해놔야 하기 때문이다. 후분양 단지는 3~4개월 안에 대출 외에 수억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장 상무는 "꼭 분양 의사가 없어도 주변 부동산 시세나 동향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하우스는 공간에 제약이 있어 모든 유닛을 설치하지는 못한다. 일반적으로 유닛이 설치된 타입의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입주자 모집공고와 단지·동호수 배치도, 평면도를 보고 유닛이 설치되지 않은 타입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