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실적시즌 어떻게 활용할까…5년 성과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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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센서스 상향’ 포트폴리오, 연복리 11% 수익률 올려
‘어닝 서프라이즈’도 코스피 이겼지만…급등 테마 담을 위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 전후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분석 보고서를 내놓는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들의 평균인 컨센서스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수식어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기업의 과거에 대한 성적표인 어닝 서프라이즈‧쇼크를 기준으로 주식에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보다 높을 확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다만 5년 동안의 누적수익률은 코스피지수 대비 15%포인트 가량 앞섰다.

과거 실적 대신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분석 기업의 미래 전망치를 어떻게 수정했느냐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승률이 65%로 높아졌다. 수익률도 발표 실적을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2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한경 마켓PRO가 에프앤가이더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2018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의 기간 동안 매 분기 실적 공시 마감일마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가정으로 투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연복리 11% 이상 수익률 기록한 ‘컨센서스 상향’ 포트폴리오

실적시즌 기간 동안 다음 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 이상 상향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다음 실적시즌 마감일까지 유지하고 리밸런싱하는 전략의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은 69.81%였다. 복리로 연 11%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5년 동안의 코스피지수의 등락률은 27.62%로, 복리로 따지면 연 5% 수준이다. 컨센서스 상향 종목으로 구성한 20개의 포트폴리오 중 13개가 동일 기간 코스피지수 등락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증시가 무너진 뒤 급격하게 회복한 시기에 유지된 2020년 1분기 실적시즌을 바탕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33.10%로 가장 높았다. 포트폴리오가 유지된 5월15일~8월14일의 코스피지수 상승률(24.92%)을 8%포인트 가량 웃돌았다. 포트폴리오 안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엘앤에프(134.42%)다. 콜마비앤에이치(101.84%)도 두배 이상 올랐다. 반면 대한유화(-7.25%), 송원산업(-7.14%), 하이닉스(-2.08%)는 주가가 하락헀다.

두 번째로 수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는 2020년말과 2021년초의 급등장에서 유지된 2020년 3분기 실적시즌의 결과로 구성된 것이었다. 코스피지수가 22.76% 상승하는 동안 32.73%의 수익을 챙겼다.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 중에서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효성티앤씨(218.33%)였다. HMM이 101.39%로 뒤를 이었다. 반면 휴젤(-14.43%), 슈피겐코리아(-6.05%), 녹십자(-2.96%), 유니테스트(-2.00%) 등은 손실을 안겼다.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포트폴리오는 2019년 3분기 실적시즌의 결과물이다. 포트폴리오 유지 기간이 2019년 11월15일부터 2020년 3월31일까지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폭락장이 포함된 영향이다.

이외에도 2019년 2분기, 2020년 2분기, 2021년 1‧2분기, 2022년 1분기, 2023년 2분기 실적시즌 종료일에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코스피지수보다 부진했다.

‘어닝 서프라이즈’ 포트폴리오, 급등 테마 담을 위험도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5년 누적 수익률은 46.93%로, 코스피지수를 14,71%포인트 앞섰다. 복리로 따지면 8%에 조금 못 미친다. 다만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를 앞선 횟수가 9번으로 승률이 절반 이하였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변동성이 커진 시기에 유지된 포트폴리오가 수익률 상하위를 차지한 건 컨센서스 상향 종목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와 마찬가지였다. 컨센서스가 상향 포트폴리오와 비교해 수익과 손실의 폭이 모두 작았다는 점이 다르다.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2020년 3분기 실적이 서프라이즈였던 종목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는 감염병 확산 사태의 수혜주인 씨젠과 SK케미칼이 포함돼 있었다. 급등 후 조정을 받으면서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특히 이 포트폴리오가 유지된 기간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하면서 SK케미칼은 지주사 할인을 받게 됐다. 씨젠은 2021년초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시 주춤하면서 실적 피크아웃 우려에 주가가 조정받았다.

3분기에 기대를 크게 웃돈 종목들, 4분기 전망치는 깎여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돈 종목은 모두 65개다. 서프라이즈의 폭이 가장 큰 종목은 한화오션으로, 9월말 집계 기준 컨센서스는 60억원이었지만, 실제 실적은 741억원이었다. 일회성 이익의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도 1조5630억원으로 컨센서스(7059억원)의 두배 이상이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이 크게 발생한 데 따라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콘텐트리중앙과 HL D&I도 각각 컨센서스보다 111.89%와 81.93% 많은 영업이익을 남겼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웃돈 폭이 큰 4개 종목 모두 4분기 컨센서스는 하향됐다. 특히 콘텐트리중앙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기존 2억원 흑자에서 10억원 적자로 하향됐다. HL D&I와 한화오션도 하향폭이 각각 44.58%와 16.86%에 달했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 이상 상향된 종목은 모두 47개다. 지역난방공사의 상향폭이 147.09%로 가장 컸고, 한올바이오파마(118.28%)와 세경하이테크(82.98%)가 뒤를 이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