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전세시장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입지가 흔들리고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올해 전국 주택 전세거래총액에서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밑돌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주택 유형별 전국 전세거래총액은 아파트가 181조5000억원, 비아파트(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오피스텔)는 4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따져보면 아파트 80.4%, 비아파트 19.6%다. 비아파트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건 2011년 주택 임대 실거래가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아파트는 최근 전셋값이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비아파트는 전세 거래가 급감하는 등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터지기 시작한 전세사기 여파로 수요자가 보증금을 떼일 리스크가 비교적 큰 비아파트를 외면하고 있어서다.
비수도권에서 비아파트 시장이 더 크게 위축됐다. 전남(93.8%) 경남(92.5%) 경북(90.3%) 전북(90.0%) 등 영·호남권은 전체 전세거래총액 대비 아파트 비중이 90% 이상이었다. 대구(89.1%) 부산(88.5%) 광주(88.4%) 등 주요 지방 광역시도 90%에 달한다.
수도권 상황도 비슷하다. 서울의 아파트 비중은 작년 68.9%에서 올해 75.4%로 높아져 2017년 이후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인천(81.1%)은 2016년 이후 첫 80%대를 기록했다. 경기는 지난해 78.4%에서 올해 81.7%로 올랐다.
직방 관계자는 “월세와 전세를 포함한 비아파트 임대차 거래가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전세사기로 인한 신뢰 상실이 원인인데 지방은 아파트 선호에 따른 비아파트 수요 감소 등으로 장기간에 걸쳐 비아파트 전세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