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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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무한 변신'이다. 영화와 드라마로 재가공돼 인기를 끌어온 웹툰이 이제는 영상을 넘어 게임과 OST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1조 5660억원으로 2017년부터 지속해서 상승해왔다. 작년 상반기 출판을 포함한 웹툰 콘텐츠 수출액은 전년 대비 무려 27.8% 상승한 5600만 달러(725억원)였다. 글로벌 인기와 함께 시장이 급성장하며 웹툰은 '미디어 믹스(특정 지식재산권을 여러 매체에서 출시)' 콘텐츠로 단연 돋보이고 있다.

특히 웹툰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 눈길을 끈다. 웹툰에서 '서사'가 중요한 만큼 이미 대중적으로 검증된 이야기로 만든 게임에 사용자는 높은 집중도를 보인다. '이미 아는 세계'라는 점에서 진입 장벽도 낮다.
넷마블 모바일 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  / 사진=넷마블 제공
넷마블 모바일 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 / 사진=넷마블 제공
네이버 누적 조회수 62억회를 넘긴 인기 웹툰 '신의 탑' 원작 모바일 게임이 대표적이다. 2016년 동명의 게임이 출시된 후 벌써 세 번째 시리즈가 지난 7월 출시됐다. 센서타워 집계에 따르면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매출 1500만 달러라는 기록을 세우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이외에도 웹툰 '신도림' 원작 게임인 '신도림 with naver webtoon'은 지난해 구글 플레이 '올해를 빛낸 인디 게임 최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해당 게임의 누적 다운로드는 100만 회가 넘는다. 또 구글플레이는 최근 '지스타 2023'에서 내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인 네이버 웹툰 IP 기반 게임 3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웹툰과 모바일 게임을 모두 즐긴다는 길민석(26) 씨는 "쉽게 진입하기 힘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라도 웹툰 원작이면 배경과 인물이 친근해 편하게 즐길 수 있다"며 "평소 좋아하던 웹툰 게임은 거의 다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신의 탑' 제작사인 넷마블 관계자는 인기 요인에 대해 "웹툰 원작을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한 결과 많은 이용자가 익숙한 원작 스토리를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각 OST 앨범 커버 캡처
사진=각 OST 앨범 커버 캡처
국내 음원 시장에서도 웹툰은 소위 '잘 먹히는' 소재가 된 지 오래다. 2020년 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 OST 수록곡 '나랑 같이 걸을래'가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른 후 여러 인기 웹툰이 자체 OST 음원을 제작해 내놓고 있다.

최근엔 힙합 가수 부부인 타이거JK와 윤미래가 누아르 장르 웹툰 '진주'의 OST에 참여해 화제가 됐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부른 '연애혁명' OST '이젠 안녕'은 2023년 MAMA 어워즈 '베스트 OST'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렇게 발매된 음원은 음악을 들으며 웹툰을 즐길 수 있게끔 웹툰 특정 회차에 테마곡으로 삽입된다. 그룹 노라조가 참여하고 이달 초 발매된 웹툰 '네이처맨' OST 음원이 현재 28회에 삽입돼있는 식이다.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웹툰 독자 박은희(27) 씨는 "특정 장르에 맞춰 신나거나 구슬픈 곡이 나와 내용에 확 빠져들게 된다"며 "오히려 웹툰을 보며 들었던 음원이 좋아 따로 찾아 듣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노승연 네이버웹툰 글로벌 IP 사업실장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약 100곡의 웹툰 OST가 발매됐다"며 "음원 제작사에서 먼저 특정 웹툰 OST를 제안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예 웹툰 연재 전 기획 단계부터 음원을 같이 준비해 프롤로그 공개 시 주목도를 높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웹툰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은 앞으로 공연, 굿즈, 이모티콘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갈 전망이다. 무엇보다 웹툰 팬덤이 K팝 아이돌 못지않아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색다른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노 실장은 "올해 공연 업계에서 뮤지컬, 연극뿐만 아니라 창극에 웹툰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팬덤 구매력이 높아 한계 없는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웹툰 콘텐츠의 확장은 미디어 외 교육, 유통 등 다른 산업까지 연계될 것"이라며 "확장성이 무한하다는 데 그 강점이 있으므로 더 좋은 콘텐츠 발굴을 위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