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 논란엔 농담…"약간 친팔 성향이지만 헤르초그와 회동 잘했다"
EU 외교수장 "'팔레스타인 국가'가 이스라엘 안전 보장"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이스라엘 안보를 위한 최선의 보장"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 중동을 순방한 뒤 EU 27개국 외무장관과 화상회의를 갖고 발표한 서면 요약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근본적인 정치적 결론'을 도출했다면서 "큰 도전이 있더라도 우리는 가자지구 안정과 미래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성찰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공존하게 하는 구상인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두 국가 해법이 이번 전쟁을 해결할 유일한 답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도 이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보렐 고위대표는 같은 날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와 인터뷰에서도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면서 자신이 편향적이라는 일각의 비판과 관련한 농담을 던졌다.

그는 앞서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한 회동이 잘 진행됐다면서 "내게 친팔레스타인 성향이 조금 있어 회담이 냉랭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앞서 가자지구의 열악한 상황을 비판하면서 "국제인도법에 위배된다"고 사실상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EU 내 견해차가 있는 상황에서 외교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내가 확실히 아는 건 국제사회가 20년 동안 '두 국가'(해법)를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데 대한 도덕적, 정치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럽, 중동, 미국 등 누구도 이번 분쟁을 일방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U 외교수장 "'팔레스타인 국가'가 이스라엘 안전 보장"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발표한 서면 요약문에서 민간인을 겨냥한 폭력 등이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극단주의자와 정착민의 폭력이 증가함에 따라 상황이 확대될 실질적 위험이 있다"면서 "후티 반군에 의해 납치된 선박에 대한 보고는 역내 (갈등) 확산 위험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걱정스러운 신호"라고 설명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약 1만3천 명이 사망했다고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당국은 발표했다.

서안지구에서도 팔레스타인인 최소 200명이 이스라엘군과 정착민과 충돌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19일에는 예멘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이 운용한 선박을 나포하겠다고 위협한 뒤 홍해 남부에서 화물선 1척을 나포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선박이 자국 기업 소유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달 7일 개전 이후 산발적으로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드론, 미사일 등 공격을 가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