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미쳤지만 "중국 매출 확 감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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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18%, S&P500 -0.20%, 나스닥 -0.59%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02%(-2bp), 2년물 4.881%(-3bp)
엔비디아의 장 마감 뒤 실적 발표를 앞두고 21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침부터 실적을 발표한 유통 주들이 줄줄이 전망을 낮춰 제시하면서 분위기를 흐렸습니다.
베스트바이는 지난 10월 28일에 끝난 회계연도 3분기에 97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7.3% 감소한 것입니다. 예상치 99억 달러도 밑돌았습니다. 3분기 순이익은 2억6300만 달러(주당 1.21달러)로 전년 동기의 2억 7700만 달러(주당 1.22달러)보다 5% 줄었습니다. 베스트바이는 4분기 동일매장 매출이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매트 빌루나스 CFO는 "11월의 지금까지 매출이 줄어왔으며, 7% 가까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티그룹은 "우리가 보기에는 아직 경기가 하락세에 있고, 수요의 긍정적인 변곡점을 단정하기는 너무 어렵다. 4분기 매출은 여전히 베스트바이 연간 매출의 약 3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IT 기기 재구매 주기는 이번 연말 쇼핑철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로우즈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한 204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전망치 208억7000만 달러를 밑돌았습니다. 다만 주당순이익(EPS)은 3.06달러로 1년 전 25센트보다 크게 늘었고, 월가 전망치인 주당 3.02달러보다 높았습니다. 마빈 엘리슨 CEO는 DIY(Do It Yourself) 고객이 예상보다 지출을 크게 줄였으며 특히 고가의 임의 품목에 대한 지출을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로우즈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이전 가이던스 870억~890억 달러보다 낮춘 약 86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콜스도 월스트리트 추정치를 밑도는 매출을 보고했습니다. 톰 킹스버리 CEO는 개학 시즌 쇼핑은 성황을 이루었지만, 가을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용품) 매출이 둔화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PGIM의 마이클 콜린스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디스인플레이션을 보아왔지만, 팬데믹 이후 생산이 크게 반등하고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거의 공급 측면에 의해 주도됐다"라며 "2024년 디스인플레이션은 수요(감소) 측면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걱정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걱정하는 나쁜 디스인플레이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벌링턴스토어와 애버크롬비&피치는 실적과 가이던스가 괜찮았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상품 소비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것은 맞지만 유통업체 실적들은 기본적으로 얼마나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성을 높였느냐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부유한 미국인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지출을 줄이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에 의존해 온 미국 경제에 대한 걱정스러운 신호라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애플 나이키 코치 폴로 노드스트롬 등 대형 소매업체 및 중상류층 브랜드 30개를 모아 풍요지수를 산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거래를 추적했더니 이들 지수에 포함된 소매업체와 브랜드는 지난 1월 이후 매출 하락세를 경험했으며 최근 더욱 심화하였다는 겁니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판매액을 따졌더니 30개 중 70%가 감소세를 겪었다고 집계했습니다. 중간값은 14% 감소로 이는 2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라고 블룸버그는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기록적 이자율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중상위층은 예상보다 많은 지출을 주도해 왔다. 그런데 이제 가계 소득이 최소 1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은 점점 더 검소해지기 시작했다. 중상류층은 상황이 좋을 때 과시적 소비를 하지만 경제적 압박감을 느낄 때는 상류층보다 더 빨리 철수하기 때문에 전체 소비 지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올해 연말 쇼핑철 매출은 1~3%가량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5.1% 증가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5%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종일 그 수준을 맴돌았습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기존주택 판매 수치는 10월 전달보다 4.1% 내린 379만 채(연율)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월가는 390만 채를 예상했습니다. △8%에 달하는 높은 모기지 금리 △높아진 주택 가격 △3.6개월 치에 그친 적은 주택 매물(팬데믹 이전 평균은 6개월 치) 등으로 인해 거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죠. 판매는 지난 21개월 중 19개월 동안 줄었습니다. 매매 중간값은 9월의 39만2800달러에서 10월 39만1800달러로 소폭 하락해 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는 1년 전에 비해선 4.4% 높은 것입니다. 높은 모기지 금리로 인해 현금 구매자가 29%에 달해 1년 전보다 3%포인트 많았습니다. RSM은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쳤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 여름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고 있어 주택 판매가 내년에는 반등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는 "모기지 금리 하락은 주택 매매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년쯤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후 1시에는 미 재무부가 실시한 국채 1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 경매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응찰률은 2.32배로 지난달 2.44배보다 낮아졌고 발행 금리는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2.145%보다 높은 2.180%에 결정됐습니다.
국채 경매 결과가 나온 뒤 소폭 내림세를 보이던 국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잠시뿐이었습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TIPS 경매 결과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 하락 탓이 아니라고 본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는 TIPS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후 2시에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됐습니다. 11월 FOMC는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살려두는 '매파적 동결'을 결정했던 회의죠. 회의록도 예상과 같이 매파적이었습니다. 회의록에는 "모든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목표(2%)를 향해 지속 하락할 때까지 정책이 한동안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또 “참가자들은 지난 1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2%를 훨씬 상회한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2% 목표를 향한 경로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선 추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참가자들은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더 양면적으로 되었다고 판단했다", "모든 참가자는 금리에 대해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라는데 동의했다"라는 비둘기파적 문구도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예상과 비슷했습니다. 또 FOMC 이후에 나온 10월 고용(신규고용 15만 개), 소비자물가(헤드라인 3.2%)를 고려할 때 FOMC 회의록은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11월 FOMC 회의록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은 많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FOMC에 나타난 소비 감소 징후에 대해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회의록에서는 "일부 참가자는 식품 및 기타 필수품의 높은 가격과 긴축적 신용 여건으로 인해 일부 가계, 특히 중저소득층의 재정이 점점 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몇몇 참가자들은 이들 가구의 자동차 대출 및 신용카드 연체율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참가자는 자신의 지역 담당자가 집계된 데이터에서 나타난 것보다 소비자 수요에 대해 다소 약한 모습을 보고했다고 언급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매파적 FOMC 회의록이 나왔지만,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오후 4시 2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내린 4.402%, 2년물은 3bp 내린 4.881%에 거래됐습니다. 주요 지수는 종일 소폭 약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다우는 0.18%, S&P500 지수는 0.20% 내렸고 나스닥은 0.59% 떨어졌습니다. 나스닥 하락에는 아마존 주가가 1.53%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프 베이저스 창업자가 아마존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탓입니다. 예상 매각 규모는 800만~1000만 주로, 약 10억 달러 규모라고 합니다. 베이저스는 지난주에도 약 2억40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습니다. 이 주식은 비영리단체에 기부된 것으로 신고됐습니다.
모든 관심이 쏠렸던 엔비디아는 정규 장에서 0.92%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장 마감 뒤인 오후 4시 20분께 3분기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엔비디아>
▶조정 EPS 4.02달러 (예상 3.37달러)
▶매출 181억2000만 달러 (예상 160억9000만 달러)
- 게임 매출 28억6000만 달러 (예상 27억 달러)
- 데이터센터 매출 145억1000만 달러 (예상 128억2000만 달러)
▶4분기 매출 가이던스 200억 달러±2% (예상 179억 달러)
▶조정 총마진 75% (예상 72.5%)
오늘 아침 UBS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이번 주 시장 분위기에 가장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바이사이드(자산운용사)의 기대치는 분기 매출 170억 달러,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200억 달러로 '매우 높은'(very high)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는 이런 매우 높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주가는 마감 후 거래에서 1%가량 하락 중입니다. 이는 중국 매출에 대한 우려 탓입니다. 엔비디아는 "미국 연방정부 허가가 필요한 제품의 중국 판매가 몇 분기 동안 지속해서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20~25%에 이바지해 왔다. 중국에 대한 판매가 다음 분기에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러한 감소가 다른 지역의 강력한 성장으로 상쇄되고도 남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195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에 이르는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컨센서스를 상회하지만)가 시장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지금은 월가 금융사들이 내년 예측을 발표하는 시기인데요. 대부분 2024년은 금융 여건이 완화되는 해, 즉 채권 수익률이 낮아지고 주식이 상승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요.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 없이 연착륙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Fed뿐 아니라 유럽 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등 글로벌 주식은 5~7%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고 주식과 채권 모두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서브라매니언 전략가는 오늘 보고서를 내고 S&P500 지수가 내년 말 5000에 달하리라 전망했습니다. 내년에 10% 추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그녀는 "우리는 최대 거시적 불확실성을 넘어섰다. 시장은 이미 심각한 지정학적 충격을 흡수했으며 좋은 소식은 '나쁜 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Fed가 성취한 성과 때문에 낙관적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늘 그렇듯이) 더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에 적응해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서브라매니언은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요인을 제시했습니다.
-여전히 파티에 회의론자들이 많다
최근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지만,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상승) 확신이 없는 주식 비관론자가 많다. 강세장은 일반적으로 높은 확신과 행복감으로 끝나는데, 우리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보면 '골디락스'로 읽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의 예측을 보면 상품 가격은 감속하지만 하락하지는 않으며, 마진은 높아진다. 임금은 계속 상승하지만, 효율성 증가 등으로 상쇄된다.
-EPS는 GDP 둔화에도 가속할 수 있다
우리는 S&P500 기업의 이익이 내년 주당 235달러로 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1950년대 경기 침체가 있었을 때도 EPS는 6개 분기 연속 상승한 적이 있다. 이런 환경은 주식에 최고로 좋은 환경이었다.
-대선이 있는 해는 주식에 긍정적인 경향이 있다.
월가의 예측이 맞을 것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사실 작년 말에만 해도 올해 모두 경기 침체를 맞고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었지요.
같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만 해도 서브라매니언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투자자 컨센서스를 보면 내년 지정학적 긴장은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경제는 연착륙하며 인플레이션은 낮아지면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달러화는 하락하고 이른바 '매그니피선트 7'이라고 불리는 대형기술주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런 예상이 맞지 않을 경우에 맞춰 역발상 투자를 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지정학적 긴장이 낮아질 경우에 대비해 원유를 매도하고 △경착륙이 발생한다면 회사채 스프레드가 더 벌어지고 기술주 매도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또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경우엔 이머징마켓 주식을 팔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18%, S&P500 -0.20%, 나스닥 -0.59%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02%(-2bp), 2년물 4.881%(-3bp)
엔비디아의 장 마감 뒤 실적 발표를 앞두고 21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침부터 실적을 발표한 유통 주들이 줄줄이 전망을 낮춰 제시하면서 분위기를 흐렸습니다.
베스트바이는 지난 10월 28일에 끝난 회계연도 3분기에 97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7.3% 감소한 것입니다. 예상치 99억 달러도 밑돌았습니다. 3분기 순이익은 2억6300만 달러(주당 1.21달러)로 전년 동기의 2억 7700만 달러(주당 1.22달러)보다 5% 줄었습니다. 베스트바이는 4분기 동일매장 매출이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매트 빌루나스 CFO는 "11월의 지금까지 매출이 줄어왔으며, 7% 가까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티그룹은 "우리가 보기에는 아직 경기가 하락세에 있고, 수요의 긍정적인 변곡점을 단정하기는 너무 어렵다. 4분기 매출은 여전히 베스트바이 연간 매출의 약 3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IT 기기 재구매 주기는 이번 연말 쇼핑철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로우즈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한 204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전망치 208억7000만 달러를 밑돌았습니다. 다만 주당순이익(EPS)은 3.06달러로 1년 전 25센트보다 크게 늘었고, 월가 전망치인 주당 3.02달러보다 높았습니다. 마빈 엘리슨 CEO는 DIY(Do It Yourself) 고객이 예상보다 지출을 크게 줄였으며 특히 고가의 임의 품목에 대한 지출을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로우즈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이전 가이던스 870억~890억 달러보다 낮춘 약 86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콜스도 월스트리트 추정치를 밑도는 매출을 보고했습니다. 톰 킹스버리 CEO는 개학 시즌 쇼핑은 성황을 이루었지만, 가을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용품) 매출이 둔화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PGIM의 마이클 콜린스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디스인플레이션을 보아왔지만, 팬데믹 이후 생산이 크게 반등하고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거의 공급 측면에 의해 주도됐다"라며 "2024년 디스인플레이션은 수요(감소) 측면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걱정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걱정하는 나쁜 디스인플레이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벌링턴스토어와 애버크롬비&피치는 실적과 가이던스가 괜찮았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상품 소비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것은 맞지만 유통업체 실적들은 기본적으로 얼마나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성을 높였느냐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부유한 미국인들은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지출을 줄이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에 의존해 온 미국 경제에 대한 걱정스러운 신호라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애플 나이키 코치 폴로 노드스트롬 등 대형 소매업체 및 중상류층 브랜드 30개를 모아 풍요지수를 산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거래를 추적했더니 이들 지수에 포함된 소매업체와 브랜드는 지난 1월 이후 매출 하락세를 경험했으며 최근 더욱 심화하였다는 겁니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판매액을 따졌더니 30개 중 70%가 감소세를 겪었다고 집계했습니다. 중간값은 14% 감소로 이는 2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라고 블룸버그는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기록적 이자율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중상위층은 예상보다 많은 지출을 주도해 왔다. 그런데 이제 가계 소득이 최소 1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은 점점 더 검소해지기 시작했다. 중상류층은 상황이 좋을 때 과시적 소비를 하지만 경제적 압박감을 느낄 때는 상류층보다 더 빨리 철수하기 때문에 전체 소비 지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올해 연말 쇼핑철 매출은 1~3%가량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5.1% 증가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5%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종일 그 수준을 맴돌았습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기존주택 판매 수치는 10월 전달보다 4.1% 내린 379만 채(연율)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월가는 390만 채를 예상했습니다. △8%에 달하는 높은 모기지 금리 △높아진 주택 가격 △3.6개월 치에 그친 적은 주택 매물(팬데믹 이전 평균은 6개월 치) 등으로 인해 거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죠. 판매는 지난 21개월 중 19개월 동안 줄었습니다. 매매 중간값은 9월의 39만2800달러에서 10월 39만1800달러로 소폭 하락해 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는 1년 전에 비해선 4.4% 높은 것입니다. 높은 모기지 금리로 인해 현금 구매자가 29%에 달해 1년 전보다 3%포인트 많았습니다. RSM은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쳤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 여름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고 있어 주택 판매가 내년에는 반등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는 "모기지 금리 하락은 주택 매매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년쯤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후 1시에는 미 재무부가 실시한 국채 1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 경매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응찰률은 2.32배로 지난달 2.44배보다 낮아졌고 발행 금리는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2.145%보다 높은 2.180%에 결정됐습니다.
국채 경매 결과가 나온 뒤 소폭 내림세를 보이던 국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잠시뿐이었습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TIPS 경매 결과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 하락 탓이 아니라고 본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는 TIPS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후 2시에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됐습니다. 11월 FOMC는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살려두는 '매파적 동결'을 결정했던 회의죠. 회의록도 예상과 같이 매파적이었습니다. 회의록에는 "모든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목표(2%)를 향해 지속 하락할 때까지 정책이 한동안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또 “참가자들은 지난 1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2%를 훨씬 상회한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2% 목표를 향한 경로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선 추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참가자들은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더 양면적으로 되었다고 판단했다", "모든 참가자는 금리에 대해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라는데 동의했다"라는 비둘기파적 문구도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예상과 비슷했습니다. 또 FOMC 이후에 나온 10월 고용(신규고용 15만 개), 소비자물가(헤드라인 3.2%)를 고려할 때 FOMC 회의록은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11월 FOMC 회의록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은 많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FOMC에 나타난 소비 감소 징후에 대해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회의록에서는 "일부 참가자는 식품 및 기타 필수품의 높은 가격과 긴축적 신용 여건으로 인해 일부 가계, 특히 중저소득층의 재정이 점점 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몇몇 참가자들은 이들 가구의 자동차 대출 및 신용카드 연체율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참가자는 자신의 지역 담당자가 집계된 데이터에서 나타난 것보다 소비자 수요에 대해 다소 약한 모습을 보고했다고 언급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매파적 FOMC 회의록이 나왔지만,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오후 4시 2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내린 4.402%, 2년물은 3bp 내린 4.881%에 거래됐습니다. 주요 지수는 종일 소폭 약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다우는 0.18%, S&P500 지수는 0.20% 내렸고 나스닥은 0.59% 떨어졌습니다. 나스닥 하락에는 아마존 주가가 1.53%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프 베이저스 창업자가 아마존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탓입니다. 예상 매각 규모는 800만~1000만 주로, 약 10억 달러 규모라고 합니다. 베이저스는 지난주에도 약 2억40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처분했습니다. 이 주식은 비영리단체에 기부된 것으로 신고됐습니다.
모든 관심이 쏠렸던 엔비디아는 정규 장에서 0.92%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장 마감 뒤인 오후 4시 20분께 3분기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엔비디아>
▶조정 EPS 4.02달러 (예상 3.37달러)
▶매출 181억2000만 달러 (예상 160억9000만 달러)
- 게임 매출 28억6000만 달러 (예상 27억 달러)
- 데이터센터 매출 145억1000만 달러 (예상 128억2000만 달러)
▶4분기 매출 가이던스 200억 달러±2% (예상 179억 달러)
▶조정 총마진 75% (예상 72.5%)
오늘 아침 UBS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이번 주 시장 분위기에 가장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바이사이드(자산운용사)의 기대치는 분기 매출 170억 달러,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200억 달러로 '매우 높은'(very high)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는 이런 매우 높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주가는 마감 후 거래에서 1%가량 하락 중입니다. 이는 중국 매출에 대한 우려 탓입니다. 엔비디아는 "미국 연방정부 허가가 필요한 제품의 중국 판매가 몇 분기 동안 지속해서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20~25%에 이바지해 왔다. 중국에 대한 판매가 다음 분기에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러한 감소가 다른 지역의 강력한 성장으로 상쇄되고도 남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195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에 이르는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컨센서스를 상회하지만)가 시장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지금은 월가 금융사들이 내년 예측을 발표하는 시기인데요. 대부분 2024년은 금융 여건이 완화되는 해, 즉 채권 수익률이 낮아지고 주식이 상승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요.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 없이 연착륙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Fed뿐 아니라 유럽 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등 글로벌 주식은 5~7%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고 주식과 채권 모두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서브라매니언 전략가는 오늘 보고서를 내고 S&P500 지수가 내년 말 5000에 달하리라 전망했습니다. 내년에 10% 추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그녀는 "우리는 최대 거시적 불확실성을 넘어섰다. 시장은 이미 심각한 지정학적 충격을 흡수했으며 좋은 소식은 '나쁜 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Fed가 성취한 성과 때문에 낙관적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늘 그렇듯이) 더 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에 적응해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서브라매니언은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요인을 제시했습니다.
-여전히 파티에 회의론자들이 많다
최근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지만,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상승) 확신이 없는 주식 비관론자가 많다. 강세장은 일반적으로 높은 확신과 행복감으로 끝나는데, 우리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보면 '골디락스'로 읽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의 예측을 보면 상품 가격은 감속하지만 하락하지는 않으며, 마진은 높아진다. 임금은 계속 상승하지만, 효율성 증가 등으로 상쇄된다.
-EPS는 GDP 둔화에도 가속할 수 있다
우리는 S&P500 기업의 이익이 내년 주당 235달러로 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1950년대 경기 침체가 있었을 때도 EPS는 6개 분기 연속 상승한 적이 있다. 이런 환경은 주식에 최고로 좋은 환경이었다.
-대선이 있는 해는 주식에 긍정적인 경향이 있다.
월가의 예측이 맞을 것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사실 작년 말에만 해도 올해 모두 경기 침체를 맞고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었지요.
같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만 해도 서브라매니언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투자자 컨센서스를 보면 내년 지정학적 긴장은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경제는 연착륙하며 인플레이션은 낮아지면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달러화는 하락하고 이른바 '매그니피선트 7'이라고 불리는 대형기술주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런 예상이 맞지 않을 경우에 맞춰 역발상 투자를 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지정학적 긴장이 낮아질 경우에 대비해 원유를 매도하고 △경착륙이 발생한다면 회사채 스프레드가 더 벌어지고 기술주 매도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또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경우엔 이머징마켓 주식을 팔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