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당·칼로리 줄이고 건강하게…이젠 '헬시플레저'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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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연구원
나트륨·당 줄인 메뉴 잇따라 선보여
전문가들 "영양성분 정보 표시 확대
소비자 신뢰 얻어 외식업계도 큰 도움"
나트륨·당 줄인 메뉴 잇따라 선보여
전문가들 "영양성분 정보 표시 확대
소비자 신뢰 얻어 외식업계도 큰 도움"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10년 새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류 섭취량 역시 크게 감소했다. 배경엔 외식 업계와 식품 제조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가 있다. 정부는 최근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 기준을 개정하는 등 대응에 나선 가운데 외식업계도 이에 호응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업체가 자율영양표시를 시행하고 있지 않아 외식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지난 3월 ‘세계 나트륨 섭취 저감 보고서’를 통해 194개 회원국에 2030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현재보다 30% 줄일 것을 권고했다. 건강을 위해 과일 등 자연당이 함유된 식품을 선택해 당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10년 새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WHO가 권고한 나트륨 하루 섭취량(2000㎎)의 1.5배 수준이다.
나트륨뿐 아니라 당류 섭취량도 줄어들고 있다. 2021년 한국인의 총 당류 섭취량은 57.6g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1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76.9g), 2016년(73.6g), 2017년(64.7g), 2018년(58.9g), 2020년(57.2g)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2021년 34.6g으로 하루 총열량(1837㎉)의 7.5% 수준이다. WHO 권고 기준(1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외식업계에서는 이런 성과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나트륨 및 당류 저감 정책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2025년까지 나트륨 하루 평균 섭취량을 3000㎎까지 저감하고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전체 열량의 10% 미만을 유지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 기준’을 일부 개정하고 소비자와 식품 제조업계 및 외식업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와 함께 나트륨·당류 저감 제품 개발 및 판매 확대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의무 대상 69개사를 제외한 6073개 매장 중 자율영양표시를 하는 브랜드는 109개(1.8%)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18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스타벅스 브랜드를 포함했고 2020년 기준 점포가 없는 브랜드는 제외했다. 2021년엔 점포가 없지만 2020년 점포 수가 50개 이상인 6개 업체(피자헛, 샤브향, 카페베네, 치킨더홀, 싸움의고수, 응급실국물떡볶이)는 포함했다.
업종별로는 커피전문점에서 자율영양표시를 한 업체의 비중이 7.6%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 뒤로는 제과·제빵(7.1%), 아이스크림(5.7%), 음료(5.6%), 피자(4.7%), 패스트푸드(4.1%)가 뒤따랐다. 특히 한식 브랜드의 경우 총 2190개 브랜드 중 한 개(0.05%) 브랜드만이 자율영양표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식(193개)과 일식(318개) 업체들은 단 한 곳도 이를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트렌드는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중이용시설 중 영화관은 업체 100%가 자율영양표시를 했지만, 휴게소(60.9%), 놀이공원(51.0%), 공항(35.8%), 대형마트(11.8%), 백화점(8.8%)으로 갈수록 비중이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영양성분 정보 표시 확대가 소비자뿐 아니라 외식업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헬시플레저 열풍에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 자율적인 영양성분 정보 표시에 나선 업체들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식품 제조사는 자신이 먹는 음식의 성분과 원산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스마슈머(현명한 소비자)’를 겨냥해 왔다. 브랜드 신뢰도에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프랜차이즈연구원 관계자는 “영양성분 정보 표시는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소비자가 외식 상품을 선택할 때 영양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외식업체 측면에서도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맞춤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건강 증진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라면 자율적으로 영양성분 표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한국인 나트륨 섭취량 32.8% 줄어
22일 질병관리청 ‘2021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인의 1인당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080㎎으로 전년 대비 4.3% 줄었다. 특히 2015년(3890㎎), 2016년(3669㎎), 2017년(3478㎎), 2018년(3247㎎), 2019년(3289㎎), 2020년(3220㎎)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32.8% 줄어든 수치다.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지난 3월 ‘세계 나트륨 섭취 저감 보고서’를 통해 194개 회원국에 2030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을 현재보다 30% 줄일 것을 권고했다. 건강을 위해 과일 등 자연당이 함유된 식품을 선택해 당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10년 새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WHO가 권고한 나트륨 하루 섭취량(2000㎎)의 1.5배 수준이다.
나트륨뿐 아니라 당류 섭취량도 줄어들고 있다. 2021년 한국인의 총 당류 섭취량은 57.6g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1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76.9g), 2016년(73.6g), 2017년(64.7g), 2018년(58.9g), 2020년(57.2g)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2021년 34.6g으로 하루 총열량(1837㎉)의 7.5% 수준이다. WHO 권고 기준(1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외식업계에서는 이런 성과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나트륨 및 당류 저감 정책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2025년까지 나트륨 하루 평균 섭취량을 3000㎎까지 저감하고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전체 열량의 10% 미만을 유지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 기준’을 일부 개정하고 소비자와 식품 제조업계 및 외식업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와 함께 나트륨·당류 저감 제품 개발 및 판매 확대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외식업계 적극 호응…低나트륨·低당류 메뉴 개발
외식업계도 정부 정책과 소비자의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헬시플레저는 ‘헬시(healthy)’와 기쁨을 뜻하는 ‘플레저(pleasure)’의 합성어로,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제품을 말한다. 실제 최근 많은 소비자는 나트륨·당류·칼로리를 낮춘 음식을 찾고 있다. 외식 가맹본부들은 이런 트렌드에 맞춰 나트륨과 당류를 줄인 메뉴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나트륨이 높은 음식으로 알려진 치킨업계도 마찬가지다. ‘바른치킨’을 운영하고 있는 이루에프씨는 최근 ‘핫윙봉 후라이드’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기존 대비 22% 감소시켰다. 고유의 짠맛은 유지한 채 나트륨 함량을 저감하고자 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한 결과다. 이를 통해 염지제의 나트륨 함량은 기존 대비 24%, 염장된 윙봉의 나트륨 함량은 13% 줄였다. ‘꾸브라꼬숯불두마리치킨’을 운영하는 JK는 ‘숯불데리야끼 구이’ 메뉴의 나트륨 함량을 기존 대비 18.1% 줄였다. 닭 염지제의 성분 및 염장액 비율을 조절해 고유의 짠맛과 감칠맛은 유지한 채 나트륨 함량만 줄였다. 다른 외식업계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한 건 마찬가지다. ‘권사부 순대국’은 기존의 순대곱창 볶음의 양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간장, 고추장, 조미료 사용을 최대한 줄여 나트륨 함량을 크게 낮춘 막창볶음용 양념을 개발했다. ‘카페봄봄’은 유당과 설탕의 함량이 높은 요거트 제품들의 당 함량을 낮추기 위해 기존 제품 대비 당 함량을 61.2% 줄인 요거트 파우더를 개발했고, 이를 사용하여 요거트 음료 4종을 출시했다.○외식업계 “자율영양표시 확대 시급”
문제는 여전히 자율영양표시에 나선 업체가 적다는 데 있다. 영양성분표시제도는 식품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 등에 관한 정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가공식품은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 사항으로 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외식업체는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지정된 제과·제빵, 아이스크림, 피자, 패스트푸드 업종의 가맹점 50여 개만 의무 표시 대상이다. 그 외의 업종과 브랜드는 자율 영양표시 대상이다.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의무 대상 69개사를 제외한 6073개 매장 중 자율영양표시를 하는 브랜드는 109개(1.8%)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18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스타벅스 브랜드를 포함했고 2020년 기준 점포가 없는 브랜드는 제외했다. 2021년엔 점포가 없지만 2020년 점포 수가 50개 이상인 6개 업체(피자헛, 샤브향, 카페베네, 치킨더홀, 싸움의고수, 응급실국물떡볶이)는 포함했다.
업종별로는 커피전문점에서 자율영양표시를 한 업체의 비중이 7.6%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 뒤로는 제과·제빵(7.1%), 아이스크림(5.7%), 음료(5.6%), 피자(4.7%), 패스트푸드(4.1%)가 뒤따랐다. 특히 한식 브랜드의 경우 총 2190개 브랜드 중 한 개(0.05%) 브랜드만이 자율영양표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식(193개)과 일식(318개) 업체들은 단 한 곳도 이를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트렌드는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다중이용시설 중 영화관은 업체 100%가 자율영양표시를 했지만, 휴게소(60.9%), 놀이공원(51.0%), 공항(35.8%), 대형마트(11.8%), 백화점(8.8%)으로 갈수록 비중이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영양성분 정보 표시 확대가 소비자뿐 아니라 외식업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헬시플레저 열풍에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 자율적인 영양성분 정보 표시에 나선 업체들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식품 제조사는 자신이 먹는 음식의 성분과 원산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스마슈머(현명한 소비자)’를 겨냥해 왔다. 브랜드 신뢰도에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프랜차이즈연구원 관계자는 “영양성분 정보 표시는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소비자가 외식 상품을 선택할 때 영양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보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외식업체 측면에서도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맞춤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건강 증진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라면 자율적으로 영양성분 표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