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수호자' 자처했던 욘 람, 7800억원에 LIV로 이적하나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 욘 람(29·스페인·사진)의 LIV 이적설이 더욱 구체적으로 흘러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와 PGA투어가 합병을 논의하는 와중이어서 욘 람이 두 단체의 협상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골프계의 분석이다.

미국 팜비치포스트는 람이 6억달러(약 7818억원)를 받고 LIV 골프로 소속을 바꿀 예정이라고 2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같은 날 미국 뉴욕포스트도 LIV 골프에서 뛰고 있는 필 미컬슨(53·미국)이 골프 전문 기자 앨런 십넉에게 “람이 LIV 골프와 이미 계약했다”고 한 말을 보도했다. 람은 미컬슨과 애리조나주립대 동문이며, 미컬슨의 동생 팀 미컬슨이 람의 대학 재학 시절 코치였던 인연으로 친분이 깊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인 람은 1위 스코티 셰플러(27·미국), 2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와 함께 ‘빅3’를 이루는 PGA투어 대표 스타다. 2021년 US오픈, 올해 마스터스 등 두 차례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PGA투어에서 11승을 올렸다.

PGA투어 수호자를 자처했던 욘 람의 LIV 골프 이적설은 이달 초 타이거 우즈(48·미국)와 매킬로이가 주도하는 스크린 골프 리그 ‘TGL’에서 람이 빠지면서 불거졌다. 람은 우즈와 매킬로이가 LIV 골프에 맞서 PGA투어 ‘잔류파’ 중 특급 선수들을 끌어모아 출범하려는 TGL에 일찌감치 합류했다가 갑자기 탈퇴했다. 람은 또 최근 매킬로이가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PGA투어 정책이사회 이사를 맡아달라는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람이 고사한 이 자리는 조던 스피스(30·미국)에게 돌아갔다.

다만 람의 LIV 골프 이적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망했다. 람은 세계랭킹 포인트를 전혀 받지 못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LIV 골프의 ‘54홀 노커트 방식’을 바꿔야 합류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람은 LIV 골프의 샷건 티오프 방식에도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