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글로컬 비전은 획기적"…이주호 장관이 치켜세운 까닭
“순천대는 지역 내 ‘강소기업’ 육성을 대학의 비전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지난 21일 최근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순천대의 기획서를 두고 “큰 도전”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전남 도청 라이즈센터를 방문해 지방자치단체, 산업체와 함께하는 ‘교육 중심 지방 혁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순천대는 ‘지역 강소기업 육성’에 방점을 찍고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 500개 이상 지역 내 기업과의 연계 구상을 밝혔다. 전남 지역 특화 산업인 그린스마트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우주항공·첨단소재 3개 분야 캠퍼스를 각각 구축해 관련 인재를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1~2학년에게는 기초 분야를 교육하고, 3학년 때는 특화된 캠퍼스에서 전문 교육을 받는다. 이후 졸업 학년인 4학년 때는 지역 내 고흥스마트팜혁신밸리, 순천글로벌웹툰센터, 고흥 우주항공 클러스터(예정)와 연계해 공동 교육·연구를 한다.

지역 기업들은 인재를 유치하는 대신 재정적 지원을 제공한다. 총 500여 개 지역 기업이 1년에 한 명 이상 순천대 인재를 영입하고, 순천대에 발전기금 1000만원을 제공한다. 순천대는 이를 ‘후불제 등록금 제도’로 활용한다. 학생들은 등록금 걱정 없이 입학한 뒤 각자의 성과에 따라 발전기금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지역 소재 기업 파루의 강문식 대표는 “그동안 지방에서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인력 수급이었는데 대학에 계약 학과 개설, 장학금 제공 등을 통해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사상 최대의 대학 지원액을 투자한다. 이번 글로컬대학 사업을 위해 도비 총 1349억원(직접투자 500억원, 공동참여사업 849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명창환 전라남도 행정부지사는 “순천대의 글로컬대학 선정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마중물이라고 판단해 모든 지역사회가 합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순조로운 사업 지원을 위해 거버넌스 체계도 꾸렸다. 순천대와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한 ‘순천대 글로컬대학 운영위원회’는 전남지사, 전남도의회장, 순천시장, 광양시장, 고흥군수를 비롯해 산업계 유관기관 대표 지역 산업계 대표 등 39명으로 구성됐다.

교육부는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부총리는 “과거에는 교육부의 재정 지원 사업 선정이 곧 끝이었지만, 글로컬 대학 사업은 선정이 곧 시작”이라며 “지난 수십 년 동안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교육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순천=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