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활동에 NFT 적극 활용…통신·금융사 발행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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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자산으로 각광 받는 대체불가능토큰(NFT)에 ESG 활동을 가미하는 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트렌드가 됐다. KT가 친환경 활동을 주제로 한 NFT를 발행한 데 이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ESG를 테마로 한 NFT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금융권에서도 ESG 활동과 엮은 NFT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경ESG] ESG Now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은 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숨 고르기를 하는 단계다. NFT 시장 분석 서비스인 NFT고에 따르면 지난 11월 21일 기준 세계 NFT 시가총액은 66억5000만 달러(약 8조6700억원) 수준이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11월 23일 시가총액인 약 73억7000만 달러(약 9조6100억원)와 비교하면 10% 줄었다. 다만 한 달 전인 10월 21일 시가총액인 약 49억8000만 달러(약 6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33% 늘었다. NFT 투자 거품이 꺼지면서 가라앉았던 시장 분위기가 11월을 기점으로 안정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NFT와 다양한 기업활동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NFT가 젊은 층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창구로서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NFT가 인기를 끌던 지난해와 달리 시장이 식으면서 NFT 흥행 성공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빛나게 됐다. 기업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친환경 활동과 NFT를 결합하면서 온라인 자산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두는 모양새다.
통신 3사, ESG 활동에 NFT 결합
업계에 따르면, KT는 ESG 콘셉트를 내세운 NFT ‘라온 NFT’를 3차 발행할 예정이다. KT는 친환경 고양이 캐릭터 ‘라온’을 소재로 지난해 12월 NFT를 처음 시장에 내놨다. ESG 활동을 추구하는 의식 있는 소비를 주제로 발행한 NFT는 당시 발행된 NFT 3000개 물량이 1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 시장 호응을 얻자 KT는 지난 6월 NFT 3000개를 2차로 발행한 데 이어 추가 발행을 준비 중이다. NFT 판매 금액 일부는 이 프로젝트 이름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KT는 소비자의 NFT 구매가 ESG 지원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구매자에게 사회적 공정 기업인 더페어스토리의 가방이나 독도 홍보에 나서는 화장품업체의 한정판 제품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 NFT의 캐릭터를 활용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우산이나 플라스틱 포장지를 일체 쓰지 않은 세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ESG 관련성이 높은 기업과 협업해 NFT와 연계한 생활용품, 잡화 등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며 “자사 통신 매장 2000여 곳이 친환경 캐릭터 상품의 유통 창구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통신사도 블록체인 기술에 친환경 테마를 입히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탄소배출권 플랫폼업체인 윈클과 ESG를 소재로 한 NFT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의 NFT 유통 플랫폼 ‘탑포트’에서 ESG 마케팅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NFT 발행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이 협약의 골자다. 양 사는 NFT 발행과 탄소배출권 구매 서비스를 연계해 ESG 지표 관리가 필요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인천시가 지난 10월에 발행한 ‘인천 히어로즈 NFT’ 우선 획득권을 자사 NFT 구매자에게 제공했다. 인천 히어로즈 NFT는 인천시가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을 소재로 만든 NFT다. 점박이물범이 시민과 함께 바다 환경을 지킨다는 이야기를 기획 의도로 담았다. NFT에 친숙한 MZ세대에게 친환경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NFT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인천시, 롯데홈쇼핑 등과 ESG 연계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역 상생 차원에서 인천 주요 관광지나 명소의 무료입장권이 제공되는 인천 시티투어 패스 증정 이벤트도 NFT 발행과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NFT로 발달장애 예술가 후원
가상자산업계와 금융계도 ESG 활동에 NF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인 코빗은 12월 18일까지 신한카드, 재단법인 굿네이버스 글로벌임팩트 등과 NFT를 활용한 ESG 기부 증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 캠페인 참여자는 신한카드 포인트나 카드 결제를 통해 캄보디아 취약계층 청년의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면 NFT로 기부 증서를 받을 수 있다. 굿네이버스 글로벌임팩트는 2019년부터 캄보디아 프놈펜 당까오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운전기사로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이번 기부 증서 NFT 이미지도 이 운전기사들이 여행객을 태우고 캄보디아를 누비는 모습을 담았다.
두나무는 ESG의 핵심 키워드로 ’나무‘를 선정하고 NFT와 식생 보호를 연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최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멸종 식물 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멸종 위기 식물 10종을 NFT로 제작했다. 부산꼬리풀, 울릉산마늘, 둥근잎꿩의비름, 금강봄맞이, 꼬리말발도리 등 다양한 식물을 디지털 이미지로 제작한 뒤 이를 NFT 거래소인 업비트NFT에서 유통하는 방식이다. 이 NFT의 판매 수수료는 전액을 멸종 위기 식물 보호 기금으로 조성한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10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ESG 행복그림 적금’을 출시했다. 이 적금 가입자는 모바일뱅킹 이벤트 페이지에서 발달장애 예술가 중 한 명을 선택하면 적금 만기 후 해당 작가의 작품으로 발행한 NFT를 받을 수 있다. 은행 고객의 적금 활동이 예술가 후원뿐 아니라 디지털 아트를 획득하는 형태로 확장된 것이다. BNK부산은행은 이 적금 판매 실적에 따라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후원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롯데정보통신은 11월 초 니울과 협업해 ESG 활동을 홍보하는 NFT를 발행했다. 니울은 플라스틱 뚜껑으로 열쇠고리용 펜던트 ‘니울링’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롯데정보통신과 니울은 이 NFT 구매 고객에게 멤버십 혜택뿐 아니라 니울링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각자 고유한 디지털 자산을 소유할 수 있다는 특성 덕분에 NFT는 환경보호나 지역사회 공헌에 기여한 소비자에게 또 다른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다”며 “ESG 활동을 NFT 자산으로 유형화하려는 시도가 ICT업계와 금융업계 전반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한국경제 기자 deep@hankyung.com
국내에서는 NFT와 다양한 기업활동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NFT가 젊은 층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창구로서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NFT가 인기를 끌던 지난해와 달리 시장이 식으면서 NFT 흥행 성공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빛나게 됐다. 기업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친환경 활동과 NFT를 결합하면서 온라인 자산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두는 모양새다.
통신 3사, ESG 활동에 NFT 결합
업계에 따르면, KT는 ESG 콘셉트를 내세운 NFT ‘라온 NFT’를 3차 발행할 예정이다. KT는 친환경 고양이 캐릭터 ‘라온’을 소재로 지난해 12월 NFT를 처음 시장에 내놨다. ESG 활동을 추구하는 의식 있는 소비를 주제로 발행한 NFT는 당시 발행된 NFT 3000개 물량이 1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 시장 호응을 얻자 KT는 지난 6월 NFT 3000개를 2차로 발행한 데 이어 추가 발행을 준비 중이다. NFT 판매 금액 일부는 이 프로젝트 이름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KT는 소비자의 NFT 구매가 ESG 지원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구매자에게 사회적 공정 기업인 더페어스토리의 가방이나 독도 홍보에 나서는 화장품업체의 한정판 제품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 NFT의 캐릭터를 활용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우산이나 플라스틱 포장지를 일체 쓰지 않은 세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ESG 관련성이 높은 기업과 협업해 NFT와 연계한 생활용품, 잡화 등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며 “자사 통신 매장 2000여 곳이 친환경 캐릭터 상품의 유통 창구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통신사도 블록체인 기술에 친환경 테마를 입히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탄소배출권 플랫폼업체인 윈클과 ESG를 소재로 한 NFT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의 NFT 유통 플랫폼 ‘탑포트’에서 ESG 마케팅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NFT 발행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이 협약의 골자다. 양 사는 NFT 발행과 탄소배출권 구매 서비스를 연계해 ESG 지표 관리가 필요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인천시가 지난 10월에 발행한 ‘인천 히어로즈 NFT’ 우선 획득권을 자사 NFT 구매자에게 제공했다. 인천 히어로즈 NFT는 인천시가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을 소재로 만든 NFT다. 점박이물범이 시민과 함께 바다 환경을 지킨다는 이야기를 기획 의도로 담았다. NFT에 친숙한 MZ세대에게 친환경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NFT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인천시, 롯데홈쇼핑 등과 ESG 연계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며 “지역 상생 차원에서 인천 주요 관광지나 명소의 무료입장권이 제공되는 인천 시티투어 패스 증정 이벤트도 NFT 발행과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NFT로 발달장애 예술가 후원
가상자산업계와 금융계도 ESG 활동에 NF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인 코빗은 12월 18일까지 신한카드, 재단법인 굿네이버스 글로벌임팩트 등과 NFT를 활용한 ESG 기부 증서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 캠페인 참여자는 신한카드 포인트나 카드 결제를 통해 캄보디아 취약계층 청년의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면 NFT로 기부 증서를 받을 수 있다. 굿네이버스 글로벌임팩트는 2019년부터 캄보디아 프놈펜 당까오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운전기사로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이번 기부 증서 NFT 이미지도 이 운전기사들이 여행객을 태우고 캄보디아를 누비는 모습을 담았다.
두나무는 ESG의 핵심 키워드로 ’나무‘를 선정하고 NFT와 식생 보호를 연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최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멸종 식물 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멸종 위기 식물 10종을 NFT로 제작했다. 부산꼬리풀, 울릉산마늘, 둥근잎꿩의비름, 금강봄맞이, 꼬리말발도리 등 다양한 식물을 디지털 이미지로 제작한 뒤 이를 NFT 거래소인 업비트NFT에서 유통하는 방식이다. 이 NFT의 판매 수수료는 전액을 멸종 위기 식물 보호 기금으로 조성한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10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ESG 행복그림 적금’을 출시했다. 이 적금 가입자는 모바일뱅킹 이벤트 페이지에서 발달장애 예술가 중 한 명을 선택하면 적금 만기 후 해당 작가의 작품으로 발행한 NFT를 받을 수 있다. 은행 고객의 적금 활동이 예술가 후원뿐 아니라 디지털 아트를 획득하는 형태로 확장된 것이다. BNK부산은행은 이 적금 판매 실적에 따라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후원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롯데정보통신은 11월 초 니울과 협업해 ESG 활동을 홍보하는 NFT를 발행했다. 니울은 플라스틱 뚜껑으로 열쇠고리용 펜던트 ‘니울링’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롯데정보통신과 니울은 이 NFT 구매 고객에게 멤버십 혜택뿐 아니라 니울링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각자 고유한 디지털 자산을 소유할 수 있다는 특성 덕분에 NFT는 환경보호나 지역사회 공헌에 기여한 소비자에게 또 다른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다”며 “ESG 활동을 NFT 자산으로 유형화하려는 시도가 ICT업계와 금융업계 전반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한국경제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