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분열에 유가 급락…美 주식 살 10가지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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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수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53%, S&P500 0.41%, 나스닥 0.46%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1%(-0.8bp), 2년물 4.90%(+1.7bp)
22일(미 동부시간)은 아침부터 각종 경제 데이터가 쏟아지는 날이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통상 목표일 아침에 발표되는 실업급여 청구 건수까지 오늘 한꺼번에 몰려나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뉴욕 금융시장을 좌우한 건 이런 데이터가 아니었습니다. 오는 25~26일 열릴 예정됐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각료회의가 연기됐다는 뉴스가 주인공이었습니다. OPEC은 구체적 이유에 관해 언급하지 않은 채 회의를 나흘간 늦추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가가 최근 한 달간 10% 이상 급락한 가운데, OPEC+는 이번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회의를 연기한 것은 내년 1월 추가 감산 방안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 탓으로 보도됐습니다. 지난 7월부터 스스로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회원국 동참을 요구하는 가운데, 올해 할당된 생산량을 채우지 못해 기준 생산량이 축소된 나이지리아 앙골라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죠. 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수석 부사장은 “모든 OPEC+ 회원국은 유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문제는 이 부담을 어떻게 분담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추가 감산 예상을 재료로 상승해온 유가는 이 소식이 나오자 즉각 5%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유가가 급락하자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유가가 내림세를 지속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둔화하겠지요. 이는 금리 하락 요인입니다.
유가 하락, 금리 하락 속에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3~0.7%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된 주간(~18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2만4000건 감소한 20만9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6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5주 만에 최저로 떨어진 것입니다. 월가 예상 22만9000건도 크게 밑돌았습니다.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급여를 청구한 건수도 직전 주보다 2만2000건 감소한 184만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9주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RSM은 "지난 몇 주 동안 청구 건수가 급증한 후 해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노동 시장은 계속해서 경기 침체 두려움에 대한 강력한 방어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같은 시간 공개된 10월 내구재(컴퓨터, 가전제품 등) 주문은 전월보다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3.4%)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죠. 이는 보잉에 대한 주문 감소로 인해 민간 항공기가 49.6%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운송 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수주는 9월과 같았습니다. 또 기업 투자를 대변하는 항공기와 군수 장비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는 61.3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전월 치인 63.8보다 낮아졌지만, 앞서 발표된 예비치인 60.4보다는 0.9포인트 높았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넉 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조사에 포함된 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4.5%로 전월 치(4.2%)나 예비치(4.4%)보다 더 높았습니다. 5년 기대치는 3.2%로 예비치와 같았지만 역시 전월(3.0%)보다는 상승했습니다. 이는 2011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상승은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소비자 의구심을 반영한다. 설문조사에 기반한 하나의 데이터일 뿐이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상승 추세는 미 중앙은행(Fed)이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걸 뜻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된 지난주 모기지 신청 지수는 3% 상승했습니다. 8%에 달한 모기지 금리가 지난주 7.4%까지 낮아진 덕분입니다. 다만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여전히 20%가량 적습니다.
웰스파고는 "이번 주 쏟아진 경제지표는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10월 경기선행지수는 19개월 연속 하락했고, 내구재 주문과 기존 주택판매 모두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렇지만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감소한 것은 노동 시장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신호다. 미시간대 조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다시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1월 소비자 심리는 개선되었다. 이는 물가 압력이 아직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라고 밝혔습니다. 데이터들이 발표되자 떨어졌던 금리는 보합 선까지 올랐습니다.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나온 뒤, 그리고 미시간대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게 발표된 뒤 각각 몇 bp씩 상승했습니다. 결국, 오후 4시 10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8bp 내린 4.41%, 2년물은 1.7bp 상승한 4.90%에 거래됐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 최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하락의 대부분(63%)은 실질 금리 하락에 따른 것이며,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단지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37%)에 불과했다. 미국 경제가 마침내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내면서 실질 수익률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가도 시간이 흐르자 점점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86% 하락한 배럴당 77.1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즈호의 로버트 야거 분석가는 "유가가 급락하자 매수세가 들어왔다. OPEC+ 상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가와 금리가 하락 폭을 줄이자 주가는 소폭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54%, S&P500 지수는 0.41% 올랐고 나스닥은 0.46% 상승했습니다. 주가 상승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승 폭이 크지는 않지만, 시장의 폭이 대형기술주에서 다른 주식들로 넓어지고 있는 건 강점입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지난 10월 27일 상승세가 시작된 이후 S&P500 지수는 10% 올랐는데 대형기술주뿐 아니라 그 외의 기술주와 부동산, 금융주, 임의소비재 주식들 그리고 러셀2000 지수 등도 10% 이상 상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3분기 실적을 내놓았던 엔비디아는 2.46% 하락했습니다. 3분기 실적은 너무 좋았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81억 달러를 올렸고, 모두가 주목한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279% 급증한 145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분기 매출은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 게 부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콜렛 크레스 CFO는 "수출 통제는 중국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장기적으로도 그 영향의 규모에 대한 가시성이 좋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위한 새로운 GPU를 개발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매출을 모두 만회할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월가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JP모건은 600→65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650→700달러, 웰스파고는 600→675달러, 골드만삭스는 605달러→625달러, BMO는 600→650달러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가 여전히 2500억 달러 규모인 글로벌 컴퓨터 인프라스트럭처의 첫 번째 25%를 가속화된 AI 컴퓨팅으로 바꾸는 과정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매수 등급을 반복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분기 기대를 넘은 실적과 가이던스로 인해 2025년, 2026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각각 32%, 35% 높인다. 장기 EPS는 이제 주당 32달러에서 주당 40달러에 가까워졌다. 지금 밸류에이션은 예상 2024년 EPS 기준으로 24배 수준으로 현저히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올해 240% 상승했기 때문에 단기 주가 변동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펀더멘털에서의 강점이 이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관론자들은 두 가지 점에서 엔비디아의 실적에 불평할 수 있다"라며 첫 번째가 4분기 전망에서 약한 중국 매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에 대해 "중국 수출 규제는 위험하지만, 수요는 2024년까지 확보되어 있으며 여전히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을 보면 중국 판매가 우리 추정치에 비해 전분기보다 30~4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추정을 훨씬 앞서고 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두 번째는 성장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는 2025년까지 데이터센터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우리는 엔터프라이즈 AI/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확산을 통해 내년까지 강력한 클라우드 컴퓨팅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딥워터 에셋의 진 먼스터 분석가는 중국 수출 규제와 관련,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을 이번 분기보다 11% 더 많을 것이라고 제시했는데, 중국 이슈가 없었다면 18% 더 높게 안내했을 것이다. 이는 15~20% 증가라는 월가의 가장 높은 기대 수치와 일치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수출 제한이 얼마나 오래 지속할 것이며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저성능 칩 생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이 역풍이 2024년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 투자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중국 사업이 영원히 수출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면 우려해야 한다. 내 생각에는 폭풍이 지나가고 2025년에는 상황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 1.28% 올랐습니다. 닷새간의 혼돈 끝에 샘 올트먼이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데 따른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일으켰던 기존 오픈AI 이사회 주요 멤버들은 회사를 떠났고, 새 이사들이 영입됐습니다. 기존 이사회에 있었던 인물은 애덤 드앤젤로가 유일하고 세일즈포스 CEO를 역임한 브렛 테일러,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블룸버그는 현 이사회가 최종적인 게 아니며, 최대 9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올트먼은 지금은 이사회에 들어가지 않지만, 결국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도 한자리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오픈 AI에 대한 지배력을 훨씬 강화하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2.9% 급락했습니다. 미국에서 모델 Y의 가격을 다시 3000달러 할인하기로 한 탓입니다. 이에 따라 모델 Y의 일부 버전은 2022년보다 1만7000달러 저렴해졌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 테슬라의 충돌사고와 관련, 오토파일럿(자율주행) 시스템 결함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온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웨드 부시는 오는 30일 사이버트럭 인도 행사가 다시 주가 상승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애플은 0.35% 올랐고, 장중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다시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선 연휴 쇼핑철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쇼핑 결과가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자 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연휴 기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들에게 올해 얼마나 돈을 쓸 계획인지 물어보면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한다. 그런데 그건 '다음 학기에 정말 열심히 공부하겠다'라는 학생들의 계획이나 '새해에 10파운드를 감량하겠다'라는 사람들의 다짐만큼 가볍게 받아들여야 한다. 구체적 지출 계획을 조사한 딜로이트 설문조사가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올해 평균 연말 쇼핑철 지출액은 1652달러로 작년 조사 때의 1455달러와 비교된다"라고 썼습니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좋습니다. 오늘 변동성지수(VIX)는 12.85로 12까지 떨어졌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인베스코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적어냈습니다.
① 미국 경제는 탄력적이다=미국 경제는 불황이 아닐 뿐만 아니라 2023년에 강력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② 추수감사절과 관련된 비용이 감소하고 있다=휘발유 가격과 항공료가 하락하여 올해 미국인들이 친구 및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것이 2022년보다 저렴해졌습니다.
③ 인플레이션은 1년 전 정점을 찍었다=소비자물가(CPI)는 2022년 6월 9.1%에서 지난달 3.2%까지 떨어졌습니다.
④ Fed는 금리 인상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높다=인플레이션 둔화는 긴축 정책이 여기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⑤ 고용 시장은 여전히 강하다=실업률은 1.5년 동안 4% 미만을 유지해 왔으며,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장기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⑥ 대부분의 미국인은 고정 금리 모기지를 가지고 있다=미국 주택 소유자의 80%가 고정 금리 모기지를 가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팬데믹 기간 금리가 낮을 때 융자를 받아서 대부분 금리는 4% 미만 또는 심지어 3% 미만입니다.
⑦ 투자자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강세장은 회의론 속에서 성장하고 행복감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22조 달러 이상이 은행 예금과 머니마켓에 머물고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주식 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⑧ 기업 실적은 견조하다=S&P 기업 수익은 3분기에 220달러로 상승했는데, 이는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최저치 이후 거의 두 배 증가한 것입니다.
⑨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2%, 3% 수익률을 찾기 위해 아우성쳤었습니다.
⑩ 미국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을 극복해 온 오랜 역사가 있다= S&P500 지수로 대표되는 시장이 1957년 이후 16일마다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한 이유입니다.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는 이처럼 큽니다. 하지만 뉴욕 연방은행의 연구는 투자자들을 약간 긴장하게 만듭니다. 뉴욕 연은이 베이지안 벡터 자기회귀(BVAR) 모델을 사용해 분석한 결과, 긴축 통화정책의 시차에 따른 지연 효과로 인해 2024~2025년까지 미국 경제가 침체 수준으로 둔화할 수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특히 단기 금리가 100bp 하락하는 상황을 가정했는데도 그렇습니다. 뉴욕 연은의 모델은 향후 2년 동안 2년물 국채 금리가 100bp 떨어져도 지금처럼 계속 실업률 상승과 고용 감소가 이어지고 2024년 초부터는 실질 GDP의 지속적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인플레이션도 2024~2025년 목표인 2%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통화 긴축의 시차 효과가 2023~2024년에는 긍정적 수요 충격으로 상쇄됐지만, 모델에서는 여전히 2024~2025년 경제 둔화를 예상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53%, S&P500 0.41%, 나스닥 0.46%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1%(-0.8bp), 2년물 4.90%(+1.7bp)
22일(미 동부시간)은 아침부터 각종 경제 데이터가 쏟아지는 날이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통상 목표일 아침에 발표되는 실업급여 청구 건수까지 오늘 한꺼번에 몰려나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뉴욕 금융시장을 좌우한 건 이런 데이터가 아니었습니다. 오는 25~26일 열릴 예정됐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각료회의가 연기됐다는 뉴스가 주인공이었습니다. OPEC은 구체적 이유에 관해 언급하지 않은 채 회의를 나흘간 늦추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가가 최근 한 달간 10% 이상 급락한 가운데, OPEC+는 이번 회의에서 추가 감산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회의를 연기한 것은 내년 1월 추가 감산 방안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 탓으로 보도됐습니다. 지난 7월부터 스스로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회원국 동참을 요구하는 가운데, 올해 할당된 생산량을 채우지 못해 기준 생산량이 축소된 나이지리아 앙골라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죠. 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수석 부사장은 “모든 OPEC+ 회원국은 유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문제는 이 부담을 어떻게 분담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추가 감산 예상을 재료로 상승해온 유가는 이 소식이 나오자 즉각 5%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유가가 급락하자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유가가 내림세를 지속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둔화하겠지요. 이는 금리 하락 요인입니다.
유가 하락, 금리 하락 속에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3~0.7%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된 주간(~18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2만4000건 감소한 20만9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6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5주 만에 최저로 떨어진 것입니다. 월가 예상 22만9000건도 크게 밑돌았습니다.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급여를 청구한 건수도 직전 주보다 2만2000건 감소한 184만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9주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RSM은 "지난 몇 주 동안 청구 건수가 급증한 후 해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노동 시장은 계속해서 경기 침체 두려움에 대한 강력한 방어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같은 시간 공개된 10월 내구재(컴퓨터, 가전제품 등) 주문은 전월보다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3.4%)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죠. 이는 보잉에 대한 주문 감소로 인해 민간 항공기가 49.6%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운송 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수주는 9월과 같았습니다. 또 기업 투자를 대변하는 항공기와 군수 장비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전 10시 발표된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는 61.3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전월 치인 63.8보다 낮아졌지만, 앞서 발표된 예비치인 60.4보다는 0.9포인트 높았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넉 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조사에 포함된 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4.5%로 전월 치(4.2%)나 예비치(4.4%)보다 더 높았습니다. 5년 기대치는 3.2%로 예비치와 같았지만 역시 전월(3.0%)보다는 상승했습니다. 이는 2011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상승은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질지에 대한 소비자 의구심을 반영한다. 설문조사에 기반한 하나의 데이터일 뿐이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상승 추세는 미 중앙은행(Fed)이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걸 뜻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된 지난주 모기지 신청 지수는 3% 상승했습니다. 8%에 달한 모기지 금리가 지난주 7.4%까지 낮아진 덕분입니다. 다만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여전히 20%가량 적습니다.
웰스파고는 "이번 주 쏟아진 경제지표는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10월 경기선행지수는 19개월 연속 하락했고, 내구재 주문과 기존 주택판매 모두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렇지만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감소한 것은 노동 시장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신호다. 미시간대 조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다시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1월 소비자 심리는 개선되었다. 이는 물가 압력이 아직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라고 밝혔습니다. 데이터들이 발표되자 떨어졌던 금리는 보합 선까지 올랐습니다.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나온 뒤, 그리고 미시간대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게 발표된 뒤 각각 몇 bp씩 상승했습니다. 결국, 오후 4시 10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8bp 내린 4.41%, 2년물은 1.7bp 상승한 4.90%에 거래됐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 최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하락의 대부분(63%)은 실질 금리 하락에 따른 것이며,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단지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37%)에 불과했다. 미국 경제가 마침내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내면서 실질 수익률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가도 시간이 흐르자 점점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86% 하락한 배럴당 77.1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즈호의 로버트 야거 분석가는 "유가가 급락하자 매수세가 들어왔다. OPEC+ 상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가와 금리가 하락 폭을 줄이자 주가는 소폭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54%, S&P500 지수는 0.41% 올랐고 나스닥은 0.46% 상승했습니다. 주가 상승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승 폭이 크지는 않지만, 시장의 폭이 대형기술주에서 다른 주식들로 넓어지고 있는 건 강점입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지난 10월 27일 상승세가 시작된 이후 S&P500 지수는 10% 올랐는데 대형기술주뿐 아니라 그 외의 기술주와 부동산, 금융주, 임의소비재 주식들 그리고 러셀2000 지수 등도 10% 이상 상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3분기 실적을 내놓았던 엔비디아는 2.46% 하락했습니다. 3분기 실적은 너무 좋았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81억 달러를 올렸고, 모두가 주목한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279% 급증한 145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분기 매출은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 게 부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콜렛 크레스 CFO는 "수출 통제는 중국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장기적으로도 그 영향의 규모에 대한 가시성이 좋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위한 새로운 GPU를 개발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매출을 모두 만회할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월가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좋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JP모건은 600→650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650→700달러, 웰스파고는 600→675달러, 골드만삭스는 605달러→625달러, BMO는 600→650달러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가 여전히 2500억 달러 규모인 글로벌 컴퓨터 인프라스트럭처의 첫 번째 25%를 가속화된 AI 컴퓨팅으로 바꾸는 과정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매수 등급을 반복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분기 기대를 넘은 실적과 가이던스로 인해 2025년, 2026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각각 32%, 35% 높인다. 장기 EPS는 이제 주당 32달러에서 주당 40달러에 가까워졌다. 지금 밸류에이션은 예상 2024년 EPS 기준으로 24배 수준으로 현저히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올해 240% 상승했기 때문에 단기 주가 변동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펀더멘털에서의 강점이 이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관론자들은 두 가지 점에서 엔비디아의 실적에 불평할 수 있다"라며 첫 번째가 4분기 전망에서 약한 중국 매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에 대해 "중국 수출 규제는 위험하지만, 수요는 2024년까지 확보되어 있으며 여전히 공급이 제한되어 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을 보면 중국 판매가 우리 추정치에 비해 전분기보다 30~4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추정을 훨씬 앞서고 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두 번째는 성장의 지속 가능성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는 2025년까지 데이터센터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우리는 엔터프라이즈 AI/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확산을 통해 내년까지 강력한 클라우드 컴퓨팅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딥워터 에셋의 진 먼스터 분석가는 중국 수출 규제와 관련,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을 이번 분기보다 11% 더 많을 것이라고 제시했는데, 중국 이슈가 없었다면 18% 더 높게 안내했을 것이다. 이는 15~20% 증가라는 월가의 가장 높은 기대 수치와 일치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수출 제한이 얼마나 오래 지속할 것이며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저성능 칩 생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이 역풍이 2024년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 투자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중국 사업이 영원히 수출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면 우려해야 한다. 내 생각에는 폭풍이 지나가고 2025년에는 상황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 1.28% 올랐습니다. 닷새간의 혼돈 끝에 샘 올트먼이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데 따른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일으켰던 기존 오픈AI 이사회 주요 멤버들은 회사를 떠났고, 새 이사들이 영입됐습니다. 기존 이사회에 있었던 인물은 애덤 드앤젤로가 유일하고 세일즈포스 CEO를 역임한 브렛 테일러,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블룸버그는 현 이사회가 최종적인 게 아니며, 최대 9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올트먼은 지금은 이사회에 들어가지 않지만, 결국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도 한자리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오픈 AI에 대한 지배력을 훨씬 강화하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2.9% 급락했습니다. 미국에서 모델 Y의 가격을 다시 3000달러 할인하기로 한 탓입니다. 이에 따라 모델 Y의 일부 버전은 2022년보다 1만7000달러 저렴해졌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 테슬라의 충돌사고와 관련, 오토파일럿(자율주행) 시스템 결함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온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웨드 부시는 오는 30일 사이버트럭 인도 행사가 다시 주가 상승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애플은 0.35% 올랐고, 장중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다시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선 연휴 쇼핑철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쇼핑 결과가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비자 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연휴 기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들에게 올해 얼마나 돈을 쓸 계획인지 물어보면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한다. 그런데 그건 '다음 학기에 정말 열심히 공부하겠다'라는 학생들의 계획이나 '새해에 10파운드를 감량하겠다'라는 사람들의 다짐만큼 가볍게 받아들여야 한다. 구체적 지출 계획을 조사한 딜로이트 설문조사가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올해 평균 연말 쇼핑철 지출액은 1652달러로 작년 조사 때의 1455달러와 비교된다"라고 썼습니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좋습니다. 오늘 변동성지수(VIX)는 12.85로 12까지 떨어졌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인베스코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적어냈습니다.
① 미국 경제는 탄력적이다=미국 경제는 불황이 아닐 뿐만 아니라 2023년에 강력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② 추수감사절과 관련된 비용이 감소하고 있다=휘발유 가격과 항공료가 하락하여 올해 미국인들이 친구 및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것이 2022년보다 저렴해졌습니다.
③ 인플레이션은 1년 전 정점을 찍었다=소비자물가(CPI)는 2022년 6월 9.1%에서 지난달 3.2%까지 떨어졌습니다.
④ Fed는 금리 인상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높다=인플레이션 둔화는 긴축 정책이 여기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⑤ 고용 시장은 여전히 강하다=실업률은 1.5년 동안 4% 미만을 유지해 왔으며,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장기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⑥ 대부분의 미국인은 고정 금리 모기지를 가지고 있다=미국 주택 소유자의 80%가 고정 금리 모기지를 가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팬데믹 기간 금리가 낮을 때 융자를 받아서 대부분 금리는 4% 미만 또는 심지어 3% 미만입니다.
⑦ 투자자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강세장은 회의론 속에서 성장하고 행복감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22조 달러 이상이 은행 예금과 머니마켓에 머물고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주식 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⑧ 기업 실적은 견조하다=S&P 기업 수익은 3분기에 220달러로 상승했는데, 이는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최저치 이후 거의 두 배 증가한 것입니다.
⑨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2%, 3% 수익률을 찾기 위해 아우성쳤었습니다.
⑩ 미국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을 극복해 온 오랜 역사가 있다= S&P500 지수로 대표되는 시장이 1957년 이후 16일마다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한 이유입니다.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는 이처럼 큽니다. 하지만 뉴욕 연방은행의 연구는 투자자들을 약간 긴장하게 만듭니다. 뉴욕 연은이 베이지안 벡터 자기회귀(BVAR) 모델을 사용해 분석한 결과, 긴축 통화정책의 시차에 따른 지연 효과로 인해 2024~2025년까지 미국 경제가 침체 수준으로 둔화할 수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특히 단기 금리가 100bp 하락하는 상황을 가정했는데도 그렇습니다. 뉴욕 연은의 모델은 향후 2년 동안 2년물 국채 금리가 100bp 떨어져도 지금처럼 계속 실업률 상승과 고용 감소가 이어지고 2024년 초부터는 실질 GDP의 지속적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인플레이션도 2024~2025년 목표인 2%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통화 긴축의 시차 효과가 2023~2024년에는 긍정적 수요 충격으로 상쇄됐지만, 모델에서는 여전히 2024~2025년 경제 둔화를 예상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