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3배 넘는 면적…회사 조강 생산량 절반인 1천200만t 생산
발생한 가스 재활용해 전기 생산, 안전작업 위해 '스팟 로봇' 개발
[르포] '쇳물은 돌고 돈다' 자원순환형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지난 17일 오후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서해 아산만과 맞닿아 있는 당진 송악읍 고대리 일대는 어딜 가도 제철소 건물이 보이는, 그야말로 제철소 마을이다.

2010년 준공된 당진제철소 부지는 약 882만㎡(276만평)로,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다.

현대제철의 연간 총 조강(쇳물) 생산량인 2천400만t 중 절반 정도인 1천200만t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민간기업 최초로 쇳물부터 철강재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보유한 일관제철소다.

이를 통해 쇳물이 자동차가 되고, 수명을 다한 폐자동차를 녹인 쇳물을 다시 건설자재로 만들고,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고철이 발생하면 다시 쇳물로 만드는 자원 순환형 모델을 구현해냈다.

이와 더불어 제철 공정 중 발생하는 가스를 재활용해 전기로 만드는 발전소를 설계해 친환경 제철소를 표방했다.

[르포] '쇳물은 돌고 돈다' 자원순환형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 발전소를 통해 연간 약 500만MWh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는 세종시 인구 약 38만 명이 1년간 사용하는 전력량보다 많은 양"이라며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당진제철소에서 쓰는 전력의 60%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철판은 보통 쇳물을 만드는 제선공정, 쇳물에 포함된 불순물을 제거하고 강철을 만드는 제강공정, 이를 통해 만들어진 슬래브 등을 원하는 크기로 만드는 압연공정을 거친다.

철의 기본인 쇳물 제조에는 철광석이나 석탄 등이 필요해 제철소는 대부분 부둣가에 위치한다.

수입산 철광석 등을 하역하기 위한 당진제철소 부두에도 거대한 크기의 선박들이 정박해 있었다.

하역한 원재료들은 제철소 부지 곳곳에 만들어놓은 밀폐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각 저장 시설로 이동한다.

이 컨베이어 벨트는 길이만 무려 100㎞에 육박한다.

분말 형태로 만든 철광석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돔형 원료 저장설비(원료 돔)로 모인다.

[르포] '쇳물은 돌고 돈다' 자원순환형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이 원료 돔은 철강업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밀폐형 원료처리 설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제철소가 생기기 전 모든 제철소에서는 원료를 건물 외부에 보관해왔는데, 기상 변화에 따라 원료가 쉽게 변질하거나 비산먼지가 발생해 환경이나 품질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돔형 설비에 원재료를 보관하면서 환경과 제품 품질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료 돔에 있던 원재료는 용광로인 고로로 이동해 쇳물로 만들어진다.

뜨거운 쇳물은 제철소 곳곳에 깔린 철길을 따라 불순물을 제거해주는 제강 공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불순물을 제거한 쇳물은 열연공장에서 반제품 형태인 '슬래브'로 만들어진다.

출입이 가능한 2열연공장의 한가운데에는 긴 레일이 펼쳐져 있었는데, 네모난 틀에 부어진 슬래브가 레일 위를 빠르게 지나간다.

빠른 레일의 굉음과 1천500도가 넘는 슬래브의 뜨거운 열기가 멀리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두꺼웠던 슬래브는 레일 위를 지나면서 6천t 무게로 눌려 점점 얇아진다.

[르포] '쇳물은 돌고 돈다' 자원순환형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1.2∼25.4㎜의 두께와 폭 800∼2천㎜가량으로 얇아진 철판을 돌돌 말아 25t 무게의 코일로 만들고, 냉각수 스프레이를 활용해 적정 온도까지 냉각시킨다.

이 코일은 건설 산업 구조물이나 가전용은 물론 자동차 생산에도 사용된다.

이처럼 건설자재와 자동차 등 일상에 필요한 철을 생산하는 제철소는 고위험 설비가 많아 안전한 사업장 구축에 대한 고민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작업장의 자동화 무인 설비를 확대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현장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도 4족 보행 로봇이라 '로봇 개'로도 알려진 '스팟 로봇'을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한창이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철강협회에서 스팟 로봇이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면서 "제철소 직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등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포] '쇳물은 돌고 돈다' 자원순환형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