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식 그리너리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국제사회는 파리 기후협약을 체결했으나 지구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각 국가가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이행되더라도 최대 230억 톤을 추가 감축해야 합니다. 탄소상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가 지난 21일 ‘‘2023 ESG 경영혁신 포럼’에서 탄소상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주요 선진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유상할당 배출권과 탄소상쇄를 통해 발행된 크레딧이 함께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이 온실가스를 직접 줄이더라도 외부 사업을 통해 감축하는 방식을 동원하지 않으면 탄소중립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많은 기업이 탄소상쇄 크레딧을 구매해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공정 배출량이나 공급망 배출량을 탄소상쇄로 관리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 국가는 자발적 탄소시장과 의무적 배출권 시장을 연동하고 있다. 기업이 감축해야 하는 의무 할당량의 일부를 크레딧으로 상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2023년 시범적으로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녹색 전환(GX) 리그를 만들어 기업이 자발적으로 달성한 탄소배출 삭감분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의무시장에서 감축 목표에 못 미치면 탄소상쇄 크레딧을 활용하면 된다.

호주도 베라, 골드 스탠다드 등 일부 자발적 탄소시장 크레딧을 의무시장과 연동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아예 베라 크레딧을 규제시장과 연결했다. 한국 역시 자발적 탄소시장은 아니지만 상쇄 등록부에 등록되어 발행된 크레딧을 구매해 전체 배출량의 5%를 상쇄할 수 있도록 부분적으로 길을 열어주고 있다.

황 대표는 기업에 스코프3(기타 온실가스 간접배출) 관리를 요구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범위가 공급망 전반으로 확장되어 탄소상쇄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스코프 3에 대한 감축 요구가 일반화되고 있고 탄소세를 협력업체에 전가하는 양상도 있어 탄소상쇄를 기반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 관리 중심인 의무시장과 비교해 자발적 시장은 참여자 제한 없이 유동적인 거래와 다양한 형태의 사업이 추진 가능하다며 제거와 격리가 가능한 자연, 기술 기반 감축 사업에 대한 크레딧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2030년 기준 5억 톤, 2050년까지 최대 90억 톤의 탄소상쇄 크레딧이 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자발적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해외 발행량 및 폐기량에 비해 현저히 작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발적 시장에 대한 신뢰도 및 무결성 검증은 여전히 구매자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파리협정문과 청정개발체제(CDM) 기준과 같이 탄소상쇄의 무결성을 검증하는 고도화된 기준의 마련이 향후 자발적 탄소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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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