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실질소득이 다섯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취업자 증가로 근로소득이 늘어난 데다 공적연금 인상, 부모급여 도입 등으로 이전소득이 증가한 영향이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3만3000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3.4% 증가했다. 총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322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임금이 인상되면서다.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수급액이 불어났고, 부모급여도 올해 새로 도입되며 이전소득(72만9000원)이 11.7% 증가했다. 부모급여는 0~1세의 아이를 키우는 가구에 매월 35만~7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기존 영아수당(월 30만원)보다 지급액이 많다.

사업소득(98만4000원)은 원자재 가격 인상, 대출 이자 상승 등으로 0.8% 감소했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소득은 448만6700원으로 총소득 증가에 힘입어 1년 전보다 0.2%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가계지출은 387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확대됐다. 해외여행, 식료품 구입 등을 중심으로 소비지출(280만8000원)이 3.9% 늘었다. 이자비용을 포함한 비소비지출(106만2000원)도 4.3% 증가했다. 이자비용(12만9000원)은 고금리 영향으로 1년 전보다 24.2% 상승했다. 작년 3분기(19.9%) 이후 다섯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고금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2~5분위 소득과 소비지출은 모두 증가했다. 1분위 소득과 소비지출은 0.7%씩 감소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