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분증 들고 피신하는 팔 주민들 >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습을 피해 남부로 대피하려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2일(현지시간) 신분증을 들어보인 채 구역 경계선 뒤에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신분증 들고 피신하는 팔 주민들 >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습을 피해 남부로 대피하려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2일(현지시간) 신분증을 들어보인 채 구역 경계선 뒤에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쟁 발발 46일 만에 임시 휴전과 인질 석방에 전격 합의했지만 ‘미완의 휴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부 사항 협상이 언제든 결렬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가자지구에서 여전히 작전 중인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정보본부를 폭파하는 등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총리실이 발표한 성명에서 “피랍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석방은 당사자 간 원래 합의에 따라 시작될 것이며 금요일(24일)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 투표를 통해 하마스와 나흘간 임시휴전하고 인질을 석방하기로 하는 합의안을 승인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5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그 대가로 나흘간 휴전과 함께 자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 150명을 풀어준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후속 협상을 위해 카타르로 파견된 가운데 협상 마무리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24일이라는 시점을 강조한 것도 석방 대상 인질과 수감자 명단 결정, 석방 및 맞교환 경로 등 세부적인 사항이 아직 타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표라는 분석이다.

NYT는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 4명을 인용해 “하마스에 납치돼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 수에 대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의견이 달라 정확히 누가 석방될지 논의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또한 자국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300명 가운데 인질과 맞교환될 150명을 추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를 배후에서 돕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이란에서는 확전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이날 한 레바논 방송에 출연해 “휴전이 연장되지 않으면 전쟁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