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23일 오후 5시 28분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초록뱀미디어의 경영권 매각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 일가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오는 방안이 상장 유지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초록뱀미디어는 지난 20일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고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15일 이내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회사 측은 올 3분기 실적을 근거로 기업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앞으로의 성장 계획을 신청서에 담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기업심사위원회와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초록뱀미디어가 대주주 적격성을 비롯해 내부통제 이슈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회사 측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서와 이행계획안에 포함된 지배구조 개선안을 검토한 결과, 원 전 회장 일가가 여전히 최대주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어 경영 투명성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초록뱀그룹이 원 전 회장의 회사인 오션인더블유 중심의 지배구조를 완전히 개편하지 않는다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도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998년 설립된 초록뱀미디어는 드라마 ‘올인’ ‘주몽’ ‘나의 아저씨’ 등을 제작하며 주목받은 회사다. 작년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매출 1925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원 전 회장이 빗썸 관계사에 대한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