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플롯 읽으며 나도 모르게 괴물 찾기…긴장 못놔"
“일본의 아주 작은 마을과 학교에서 일어난, 아주 작은 사건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사건이 지금도 전 세계 어디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단절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일본 영화계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61·사진)은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괴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2일 서울 한강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다. ‘괴물’은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사카모토 유지)을 받았다.

“2018년 말에 대강의 플롯이 적힌 글을 받아서 한 장 한 장 읽어 나갔어요. 러닝타임(상영시간)으로 환산하면 한 시간이 지나도록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는데, 긴장감이 지속되더라고요. 담임 선생이 나쁜가, 엄마가 나쁜가, 나도 모르게 ‘괴물 찾기’를 하고 있었죠.”

고레에다 감독은 “저는 쓸 수 없는 플롯이었다”며 “제가 처음 읽었을 때의 긴장감이나 나도 모르게 괴물을 찾는 느낌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일본의 한 소도시 고층 건물에 큰불이 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느 순간 몰라보게 바뀐 초등학생 5학년 아들 미나토의 행동에서 이상함을 감지한 싱글맘 사오리가 학교에 찾아간다. 영화는 한 사건을 엄마 사오리와 미나토의 담임 선생 호리, 학생 미나토와 미나토의 친구 요리의 시선으로 담는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