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 노인이 놓고 간 봉투. /사진=정읍시
기초수급 노인이 놓고 간 봉투. /사진=정읍시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기부에 나선 노인의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3일 정읍시에 따르면 한 노인은 지난 22일 오전 10시쯤 연지동 주민센터 복지팀 직원을 찾아왔다.

직원과 마주한 이 노인은 갑자기 하얀 봉투를 꺼내 건넸고, 봉투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주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직원에게 "적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고 말한 뒤 급하게 자리를 떴다. 봉투 안에는 1000만원짜리 수표 4장이 들어 있었다.

이 노인은 지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넉넉지 않은 형편에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혼자 살면서 돈을 쓸 일이 크게 없어 조금씩 모았고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며 "떠들썩하지 않게 조용히 기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절대 신원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명석 연지동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기부자의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소중한 성금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금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저소득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