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조 쏟았는데…"트럼프 당선될라" 떨고 있는 한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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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시 IRA 없앤다"
FT, 선거 캠프 관계자들 인터뷰 보도
FT, 선거 캠프 관계자들 인터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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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연료 생산 극대화…파리협정도 재탈퇴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 고위 관계자들과 고문들은 FT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 “화석 연료 생산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기후‧에너지 정책을 완전히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정부 뒤집기’의 중심에 바이든 정권 경제 어젠다의 근간인 IRA가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한 캠프 관계자는 IRA에 규정된 면세 혜택과 보조금 지급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3690억달러(약 480조2000억원)어치의 정부 재정을 붓고 있는 데 대해 “세금 공제 등에 들어가는 일부 비용은 매우 과소평가돼 있다”며 “우리는 지출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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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복귀한 파리기후협정도 다시 탈퇴할 전망이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에너지 관련 자문역으로 일했던 데이비드 뱅크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회의론자”라며 “파리협정 탈퇴는 거의 확실히 보장돼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내 대선 후보들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있을 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추월하며 기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보수주의 진영 인사들이 일찍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트럼프 1기’ 때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 청사진을 그려 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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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에 의해 실행된 투자 프로젝트 대부분이 공화당이 우세한 주(州)라는 점도 변수다. 댄 브루예트 전 미 에너지부 장관은 “공화당에서 차기 대통령이 나온다면 그는 IRA의 ‘좋은 부분’은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려했던 것보다 온건한 성향을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IRA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의 정책들과 완전히 일치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미 투자 늘린 韓기업에 ‘불똥’
트럼프 진영의 계획대로 IRA가 철회되면 미국 본토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한국 기업들에겐 타격이 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규모가 최소 555억달러(약 7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투자의 4분의 1을 넘는 규모다.FT 집계에 따르면 IRA법이 미 의회를 통과한 지난해 8월 이후 현재까지 발표된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 계획 중 그 규모가 1억달러 이상인 프로젝트 중에선 한국 기업이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유럽연합(EU‧19건), 일본(9건), 캐나다(5건), 대만(3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