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여야의 예타 농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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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여야의 예타 농락](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AA.35158664.1.jpg)
그런 민주당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에서 눈길을 끄는 법안 하나를 강행 처리했다. “인구 50만 명 이상의 접경지역이 포함된 대도시권 광역교통시설 확충사업은 예타를 면제해준다”는 내용이다. 왜 50만 명이 기준인지는 설명조차 없다. 지방 도시도 안 된다. 오로지 서울과 맞붙은 접경지역의 50만 명 이상 도시만 광역교통시설을 확충해주겠다는 것이다. 경기 고양, 김포, 파주 등만 대상이다. 한마디로 “서울지하철 5호선의 김포 연장 사업을 예타 없이 해주겠다”는 것이다.
또 황당한 것은 이 법안이 지난 2월 제안됐지만, 그동안 논의조차 안 됐다는 점이다. 당시 기준으론 김포 인구가 50만 명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최근 50만 명을 넘어서자 ‘옳다구나’ 하고 묵힌 법안을 꺼내들었다.
민주당의 이 꼼수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반발했을까? 아니다. 그 대신 “그럴 거면 지방의 50만 명 이상 도시들도 예타를 면제해주자”는 내용의 추가 개정안을 내놨다. 혈세 낭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할 예타가 정치꾼들에게 농락당하고 있다.
고경봉 논설위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