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인멸·도주 우려 없어"…횡령 등 혐의 업체 임원 2명도 기각
'관광시설 특혜 제공' 혐의 김철수 전 속초시장 구속영장 기각
강원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업체선정 관련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 김철수 전 속초시장이 구속을 면했다.

춘천지법 속초지원 강면구 영장 전담 판사는 직권남용 혐의로 청구된 김 전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24일 기각했다.

강 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내용, 수사 경과, 피의자가 수사 개시 이후 공범 내지 주요 관련자를 구체적으로 회유했다는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에게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또 김 전 시장의 주거가 일정하고 수사 기관의 임의출석 요구에 응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김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관광테마시설 설치를 맡을 업체 선정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해 특정 업체를 위해 평가 방법을 임의로 변경하는 방법 등으로 해당 업체가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관광시설 특혜 제공' 혐의 김철수 전 속초시장 구속영장 기각
강 판사는 김 전 시장과 함께 심문한 업체 회장 A씨와 대표이사 B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두 사람은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상법 위반,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의 6가지 혐의를 받는다.

강 판사는 "(두 사람은) 주거가 일정하고 수사기관의 임의출석 요구에 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들이 범행 일부를 부인하고 있으나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이미 혐의사실 입증에 필요한 다수 증거가 수집돼 있으므로 피의자들에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속초시에서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한 속초해수욕장 관광테마시설 사업에는 5개 업체가 응모했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감사원 공익감사로 이어졌다.

감사원은 속초시가 규정을 위반해 공모지침서를 공고하고, 평가 방법을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변경했으며, 지침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점수를 산정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담당 직원 2명에게 정직 처분하고 또 다른 1명에겐 주의를 촉구할 것을 시에 요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전 시장은 지난 2월 검찰에 넘겨졌다.

검찰은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압수 수색을 하는 등 보강수사 끝에 A씨와 B씨가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 등을 포착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