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의 얼굴’로 불리는 드라이버 판매 순위에서 테일러메이드의 스텔스2가 올해 정상을 차지했다. 경쟁 제품인 핑의 G430보다 판매기간이 석 달 이상 짧았지만 카본 페이스를 무기로 뒷심을 발휘해 왕좌에 올랐다. 골프공 부문에선 타이틀리스트가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올해의 드라이버' 스텔스2…공은 타이틀리스트 1위

올해의 드라이버는 ‘스텔스2’

26일 한국경제신문이 골프존마켓에 의뢰해 올 1~10월 골프 클럽과 골프공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테일러메이드와 핑, 타이틀리스트 등 전통 강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골프존마켓은 국내 오프라인 골프용품 시장 점유율(20%) 1위 업체다. 골프업체들은 골프가 비수기에 접어드는 10월까지의 실적으로 ‘한 해 농사’를 판단한다.

드라이버의 모델별 판매 부문 1위에 오른 테일러메이드의 스텔스2는 지난해 같은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스텔스의 후속작이다. 지난 3월 출시됐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관용성’을 앞세운 핑 G430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하반기에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면서 역전극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텔스2는 출시일 기준으로 G430(2022년 11월)보다 반년 늦었지만 본격적인 골프 시즌(7~10월)에 입소문이 크게 났다”며 “카본 페이스가 반발력은 좋지만 잘 찢어진다는 단점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으나 전작인 스텔스1이 내구성을 입증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이버 다음으로 교체가 잦은 웨지 시장에선 전통 강자 타이틀리스트 SM9이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타이틀리스트는 지난해까지 경쟁사 클리블랜드의 ‘RTX 집코어’에 밀려 고전했으나 올해 1위 자리를 탈환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우드 시장에선 젝시오의 젝시오12가 1위에 올랐다. 테일러메이드의 스텔스2 우드가 2위를 차지하면서 드라이버에 이어 우드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유틸리티 부문에선 핑이 G430을 올려놓으며 자존심을 지켰다. 아이언 부문에선 브리지스톤 V300 8이 가장 잘 팔렸다.

‘골프공=타이틀리스트’ 공식 올해도

핑은 개별 모델로 보면 유틸리티 부문에서만 1위에 올랐으나 골프채 브랜드 전체 순위에서는 압도적인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브랜드 전체 판매 수량에서 드라이버는 물론 우드와 유틸리티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드라이버에서는 G430(모델별 판매 순위 2위)과 G425 Max(5위)가 선전했다. 우드에서도 G430(모델별 판매 순위 3위)과 G425 Max(5위)가 많이 팔렸다.

가장 많이 팔린 아이언 브랜드는 테일러메이드였다. 모델별 판매량에선 브리지스톤이 많았으나 테일러메이드는 스텔스 글로리와 전작들이 중상위권 순위를 휩쓸며 영예를 안았다.

웨지 브랜드는 클리블랜드가 판매 1위였다. 모델별 순위 1위는 타이틀리스트에 빼앗겼지만 나머지 순위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여줬다. 클리블랜드 모델은 2위(RTX6 집코어)와 4위(MY RTX 집코어), 5위(RTX 집코어)를 차지했다.

테일러메이드, 타이틀리스트와 함께 골프 브랜드 ‘빅3’로 불리는 캘러웨이는 드라이버 모델별 판매 순위에서 패러다임을 3위에 올리는 데 그치며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캘러웨이는 드라이버를 제외한 우드와 유틸리티, 아이언, 웨지 부문에서 단 한 개의 모델도 ‘톱5’에 올리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강한 퍼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아이 트랙스(Eye Trax)’와 3위의 화이트 핫 버사, 4위의 화이트 핫 OG 등을 대거 올려 체면치레를 했다.

가장 많이 팔린 골프공은 타이틀리스트였다. 타이틀리스트의 PRO V1·V1x가 1위를 기록해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또 꺾었다. 타이거 우즈의 공으로 유명한 브리지스톤의 NEW TOUR B 모델이 2위에 올랐다. 골프공 전체 판매량은 타이틀리스트가 1위였고 브리지스톤(2위)과 국산 브랜드 볼빅(3위)이 뒤를 이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