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600억위안(약 47조원)의 초과 채무를 지고 있다고 밝힌 중국 중즈그룹이 당국의 공식 조사를 받고 있다.

26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 경찰은 전날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중즈그룹의 자산운용 사업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고, 경영진에 대해 ‘형사 강제 조치’를 했다고 발표했다. 공안 당국은 범죄 수익 환수와 투자 손실 회복을 위해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중즈그룹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중즈그룹의 창업자인 셰즈쿤은 2021년 사망했고, 지금은 그의 친척들이 회사 간부로 일하고 있다.

중국 경찰의 이번 발표는 이 회사가 총자산의 두 배 이상인 초과 채무를 지고 있다고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나왔다. 중즈그룹은 지난 22일 총자산은 2000억위안, 증거금을 뺀 부채 원리금은 4200억∼4600억위안이라고 밝혔다. 자산을 넘는 초과 채무가 2200억~2600억위안이다.

중국 ‘그림자 금융’을 상징하는 중즈그룹은 한때 자산 규모가 1조위안(약 182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휘청이면서 그룹도 경영 위기에 빠졌다. 지난 8월에는 중룽신탁 등 중즈그룹 산하 4대 자산관리회사가 펀드 상품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 그림자 금융은 신탁사 등 은행과 비슷한 투자·여신 업무를 하면서도 감독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과 상품을 의미한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