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김기흥 SNS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김기흥 SNS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변화와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그런 ‘바람’을 윤석열은 담아낼 수 있을까?”

2021년 어느 여름날 밤. KBS 19년차 기자였던 김기흥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이런 고민들로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불면의 밤’을 보낸 뒤 김기흥은 기자 생활을 정리하고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어떠한 공천을 약속 받거나 대변인 등의 자리 보장은 없었다. 그저 “윤석열 전 총장과 정권교체를 하자”는 일념만으로 19년 다닌 KBS를 박차고 나온 것이다.

이후 김기흥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1호차’에 동승하며 당선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엔 대통령비서실에 합류해 이달 초까지 홍보수석실에서 선임행정관과 부대변인을 지냈다.

이제 김기흥 전 부대변인은 자신이 2012년부터 거주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인천 연수구을)에서 ‘송도아빠’로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김 전 부대변인은 이번주 자신의 첫 저서인 <분노조장 시대유감>을 출간한다.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저서 <분노조장 시대유감> 표지.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저서 <분노조장 시대유감> 표지.
<분노조장 시대유감>은 제목 그대로 분노를 조장해 사람들을 결집해 상대를 악마화하고, 본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분노와 적개심을 적극 활용하는 정치권 행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았다.

김 전 부대변인은 저서에서 야권의 윤석열 정부를 향한 ‘친일몰이’를 분노조장의 대표적인 예로 지목했다. 그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벌어졌던 지난 8월을 회고하며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이른바 ‘진보’를 자처하는 분들은 때가 되면 국민을 ‘친일’과 ‘반일’로 갈라놓고, 갈라치고 ‘죽창가’를 불렀다”고 했다.

지난 19일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형배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물의성 발언을 하고, 논란이 일자 사과는커녕 “이건 민주주의야, 멍청아”라고 항변한 것 역시 분노조장 정치 일환이라고 김 전 부대변인은 분석했다.

저서에서 김 전 부대변인은 자신이 ‘일면식도 없는’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을 위해 KBS를 그만두는 과정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2019년 ‘조국 사태’와 그로 인해 촉발된 공정과 상식이라는 담론에서부터 아이들 학원비, 은행 대출 이자 등 현실적인 문제까지 그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단을 내렸다.

윤석열 후보의 1호차에 동승하며 그가 직접 보고 들은, 카메라 앵글에 미처 담기지 못한 윤석열의 ‘찐 모습’도 소개했다. ‘윤석열은 고집 불통이다’ ‘아는 사람만 쓴다’라는 세간의 시선·비판들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의견도 담았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서울 신촌 히브루스에서 열리는 <분노조장 시대유감> 출판기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전 부대변인은 그간의 기자생활은 물론 대선 기간, 인수위원회, 대통령실에서 느꼈던 생각과 윤석열 대통령의 찐모습을 담은 일화 등을 청중과 함께 생생하게 풀어나갈 예정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