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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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최근 급증한 의료서비스 일자리가 경기 연착륙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의료서비스 고용 열풍이 다른 분야에서의 일자리 증가세 약화를 상쇄하고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반년 간 미국 일자리의 약 30%가 병원·약국 등 의료서비스에서 창출됐다. 미국 전체 고용 중 의료서비스 비중인 11%의 3배 수준이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대비 15만개 증가했는데 이 중 5만1000개(34%)가 의료서비스 일자리였다.

의료 고용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의료 종사자들이 대거 이탈 하며 생긴 공백을 못 메우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로버트우드존슨 대학병원 간호사들은 인력문제로 지난 8월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때 과도한 근무로 인해 소진(번아웃)을 겪고 이탈한 인력이 충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비영리의료기관인 카이저퍼머넌트의 노동조합원 7만5000명도 지난달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A시 채용 박람회에서 면접자들이 상담받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AFP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A시 채용 박람회에서 면접자들이 상담받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AFP
인구 고령화도 의료 고용시장이 활발한 이유 중 하나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2020년 실시한 조사를 통해 2020년 17%인 65세 이상 인구가 2030년 21%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 고용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급여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3달 간 의료 부문 급여 인상률은 전년대비 4.2%로 1분기 3.1%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의료서비스 외 일자리 급여 인상률은 2.4%에서 1.3%로 감소했다.

금융위기 시기에도 의료 부문 일자리 증가가 침체 효과를 일부 완화한 바 있다. 2007년부터 2009년 그 외 직종 일자리가 6.2% 감소한 반면 의료서비스 일자리는 3.5% 증가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금융경제학 교수는 "의료 일자리는 경제 상황에 관계없이 미룰 수 없는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의료서비스 고용 강세가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의 의료 인력 부족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전체 고용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