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만점에 4.6점...넷플 ‘오징어게임 : 더 챌린지’ 혹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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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오징어 게임이라고?’ 해외팬들은 왜 실망했을까
- 넷플릭스 실사판 서바이벌, 원작 흥미롭게 재현했지만
- 드라마의 잔혹함과 ‘매운 맛’ 빠졌다는 아쉬움도
- 넷플릭스 실사판 서바이벌, 원작 흥미롭게 재현했지만
- 드라마의 잔혹함과 ‘매운 맛’ 빠졌다는 아쉬움도
“이건 한심해. ‘오징어 게임’을 어린이용으로 바꾼 거 같아. 죽음도 없고, 리얼한 캐릭터도 없어. 그냥 한국 드라마를 다시 보는 게 나을 거야.”
- 영화정보 사이트 IMDB의 관람평 중 (ID: ‘ami******')
넷플릭스의 리얼리티쇼 ‘오징어 게임 : 더 챌린지’(이하 ‘더 챌린지’). 총 10회 가운데 5회까지 공개된 22일 이후, 해외 팬들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영화정보 사이트 IMDB의 시청자 평점은 10점 만점에 4.6점(27일 기준)으로 이례적일만큼 낮다. 원작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2021)’의 8.0점과 비교하면 거의 ‘별점 테러’수준이다. 왜일까. ‘더 챌린지’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높은 인기 덕분인지, 영국의 제작진들이 실사판을 만든다는 뉴스는 일찌감치 화제였다. 미국과 유럽에서 8만1000여명의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여기서 추려낸 456명의 참가자가 총상금 456만달러(약 59억원)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드라마의 비주얼을 그대로 옮겨온 점이 흥미롭다. 게임이 시작되면 느긋한 왈츠곡이 흐르고, 색색의 계단을 한줄로 이동하는 참가자들이 부감 숏으로 보인다. 수백명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번호판을 단 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호에 맞춰 뛰는 모습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참가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결승선에 도달하는 데 실제로는 2시간 이상 걸렸고, 일부는 7시간까지 걸렸다고 한다. 심사관들이 프레임별로 영상을 분석하면서 탈락자를 일일이 찾았기 때문이다. (‘비인간적인 현장’에 방치됐다고 주장하는 일부 참가자들은 제작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때로는 영상 밖의 현실이 더 잔혹하다.)
물론 탈락이 곧 죽음인, 드라마 속 잔혹한 룰까지 재현할 수는 없다. 즉 핑크색 제복의 ‘가면’이 탈락자를 총으로 쏴죽이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탈락자의 가슴께에 있던 검은 잉크가 자동으로 터진다. 이때 탈락자는 미리 교육받은대로 스스로 쓰러진다.
이 지점에서 이질감이 생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지독한 스릴은, 돈에 목숨을 건 자들의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리얼리티 쇼는 ‘죽은 척 연기’를 통해 그 치명적 결과를 표현하는데, 이 꾸며진 모습이 오히려 몰입을 깬다.
해외 팬들의 혹평도 주로 원작과의 거리에서 나온다. 원작의 치밀한 수 싸움과 스릴을 기대했던 이들은 참가자들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낸다. 숙소에서 웃고 어울리는 모습이라던가, 서로에게 환호하는 모습이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이들 일반인보다 더 사실적으로 느껴진다’는 관람평도 보인다.
참가자들에게도 나름 절박함은 있다. 주택 대출을 다 갚고 싶어서, 은퇴한 뒤 자존감을 찾고 싶어서, 가진 것 없는 딸을 위해서... 각자의 사연들이 끼어든다. 한명이 탈락할 때마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상금은 1만 달러 더해진다. 드라마에서처럼 그게 ‘타인의 목숨값’은 아니지만, 더 버텨야 하는 이유인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은 빠릿해지고, 때로 냉혹해진다. 달고나 과자에서 특정 모양을 바늘로 뜯어내야 하는 ‘뽑기 게임’. 참가자들은 가장 불리한 우산 모양을 뽑지 않으려고 진심으로 싸운다. 이정재의 필살기를 따라서 저마다 조용히 달고나 뒷면에 침을 묻히고 있는 풍경은 우스꽝스럽기보다는 진지하다.
참가자들에게 ‘오징어 게임’ 드라마는 교본이다. 69세 최고령 참가자는 딱지치기를 마스터해왔다. 팀명을 ‘깐부’라고 짓거나, ‘한국에서 불길한 숫자’라며 4를 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예상을 깨기 위해 제작진은 독특한 요소들을 집어넣었다. 예컨대 참가자들이 탈락자를 지명하는 순간이 있다. 우정이 필수이지만, 편 가르기와 권모술수도 필요하다. 원작의 캐릭터들이 보여줬듯이, 관계가 때로는 모든 것을 결정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최장 시청시간을 기록한 화제작이었다. 사람들은 선굵은 캐릭터와 이야기 뿐 아니라 어둡고 심오한 그 세계관에 열광했다. ‘더 챌린지’를 혹평하는 이들은, 원작의 메시지(소위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풍자’라던가)를 날려버렸다고 불평한다. 상업주의에 대한 풍자였던 원작을 오히려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사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거대 각축장인 넷플릭스에 ‘돈되는 컨텐츠 이용하지 말라’고 일침하는 게,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원작의 무게를 내려놓고 보면, ‘더 챌린지’는 꽤 볼만한 리얼리티 쇼다. 한국 팬 입장에선 구슬치기나 줄다리기를 하는 해외 참가자들의 모습이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K-드라마의 ‘매운 맛’을 원한 해외 팬들이 결국 만족할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11월29일 6~9회, 12월6일 마지막회가 공개된다.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 영화정보 사이트 IMDB의 관람평 중 (ID: ‘ami******')
넷플릭스의 리얼리티쇼 ‘오징어 게임 : 더 챌린지’(이하 ‘더 챌린지’). 총 10회 가운데 5회까지 공개된 22일 이후, 해외 팬들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영화정보 사이트 IMDB의 시청자 평점은 10점 만점에 4.6점(27일 기준)으로 이례적일만큼 낮다. 원작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2021)’의 8.0점과 비교하면 거의 ‘별점 테러’수준이다. 왜일까. ‘더 챌린지’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높은 인기 덕분인지, 영국의 제작진들이 실사판을 만든다는 뉴스는 일찌감치 화제였다. 미국과 유럽에서 8만1000여명의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여기서 추려낸 456명의 참가자가 총상금 456만달러(약 59억원)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드라마의 비주얼을 그대로 옮겨온 점이 흥미롭다. 게임이 시작되면 느긋한 왈츠곡이 흐르고, 색색의 계단을 한줄로 이동하는 참가자들이 부감 숏으로 보인다. 수백명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번호판을 단 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호에 맞춰 뛰는 모습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참가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결승선에 도달하는 데 실제로는 2시간 이상 걸렸고, 일부는 7시간까지 걸렸다고 한다. 심사관들이 프레임별로 영상을 분석하면서 탈락자를 일일이 찾았기 때문이다. (‘비인간적인 현장’에 방치됐다고 주장하는 일부 참가자들은 제작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때로는 영상 밖의 현실이 더 잔혹하다.)
물론 탈락이 곧 죽음인, 드라마 속 잔혹한 룰까지 재현할 수는 없다. 즉 핑크색 제복의 ‘가면’이 탈락자를 총으로 쏴죽이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탈락자의 가슴께에 있던 검은 잉크가 자동으로 터진다. 이때 탈락자는 미리 교육받은대로 스스로 쓰러진다.
이 지점에서 이질감이 생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지독한 스릴은, 돈에 목숨을 건 자들의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리얼리티 쇼는 ‘죽은 척 연기’를 통해 그 치명적 결과를 표현하는데, 이 꾸며진 모습이 오히려 몰입을 깬다.
해외 팬들의 혹평도 주로 원작과의 거리에서 나온다. 원작의 치밀한 수 싸움과 스릴을 기대했던 이들은 참가자들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낸다. 숙소에서 웃고 어울리는 모습이라던가, 서로에게 환호하는 모습이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이들 일반인보다 더 사실적으로 느껴진다’는 관람평도 보인다.
참가자들에게도 나름 절박함은 있다. 주택 대출을 다 갚고 싶어서, 은퇴한 뒤 자존감을 찾고 싶어서, 가진 것 없는 딸을 위해서... 각자의 사연들이 끼어든다. 한명이 탈락할 때마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상금은 1만 달러 더해진다. 드라마에서처럼 그게 ‘타인의 목숨값’은 아니지만, 더 버텨야 하는 이유인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은 빠릿해지고, 때로 냉혹해진다. 달고나 과자에서 특정 모양을 바늘로 뜯어내야 하는 ‘뽑기 게임’. 참가자들은 가장 불리한 우산 모양을 뽑지 않으려고 진심으로 싸운다. 이정재의 필살기를 따라서 저마다 조용히 달고나 뒷면에 침을 묻히고 있는 풍경은 우스꽝스럽기보다는 진지하다.
참가자들에게 ‘오징어 게임’ 드라마는 교본이다. 69세 최고령 참가자는 딱지치기를 마스터해왔다. 팀명을 ‘깐부’라고 짓거나, ‘한국에서 불길한 숫자’라며 4를 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예상을 깨기 위해 제작진은 독특한 요소들을 집어넣었다. 예컨대 참가자들이 탈락자를 지명하는 순간이 있다. 우정이 필수이지만, 편 가르기와 권모술수도 필요하다. 원작의 캐릭터들이 보여줬듯이, 관계가 때로는 모든 것을 결정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최장 시청시간을 기록한 화제작이었다. 사람들은 선굵은 캐릭터와 이야기 뿐 아니라 어둡고 심오한 그 세계관에 열광했다. ‘더 챌린지’를 혹평하는 이들은, 원작의 메시지(소위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풍자’라던가)를 날려버렸다고 불평한다. 상업주의에 대한 풍자였던 원작을 오히려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사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거대 각축장인 넷플릭스에 ‘돈되는 컨텐츠 이용하지 말라’고 일침하는 게,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원작의 무게를 내려놓고 보면, ‘더 챌린지’는 꽤 볼만한 리얼리티 쇼다. 한국 팬 입장에선 구슬치기나 줄다리기를 하는 해외 참가자들의 모습이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K-드라마의 ‘매운 맛’을 원한 해외 팬들이 결국 만족할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11월29일 6~9회, 12월6일 마지막회가 공개된다.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