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축협, 천북면 600m 거리에 추진…보령시 "지하수·홍성호 오염 우려"
충남도 "절차상 문제 없어…환경영향평가 결과 허용기준 만족"
"굴단지 코앞서 가축분뇨 처리?"…축제 앞둔 천북주민 뿔났다(종합)
충남 홍성축협이 설치하려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예정지와 인접한 보령 쪽 반발이 1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천북면 주민들이 굴축제(12월 2∼3일)를 닷새 앞두고 다시 대규모 반대 집회를 벌였다.

홍성축협가축분뇨처리시설반대위원회 관계자 300여명은 27일 충남도청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가축분뇨 처리시설이 들어설 곳은 천북면과 고작 600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며 "악취 등 문제로 천북굴단지와 인근 관광단지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성축협은 2017년부터 결성면 성남리 일원 4만2천255㎡에 하루에 가축분뇨 170t과 음식물류 폐기물 30t 등 총 200t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 설치를 추진해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천북면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반대 집회와 서명 등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20년 충남 시장·군수들이 환경 피해 예방을 위해 시·군 경계 인접 지역에 축사 설치를 제한하기로 한 협약을 근거로 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홍성군 조례에 따라 시·군 경계 1.5㎞ 이내에는 돼지·닭 등 가축 사육이 제한되는 만큼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설치도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위원회 관계자는 "가축분뇨가 모이기 때문에 축사보다 더 피해가 우려된다"며 "홍성 내 가축 밀집 지역에 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 전후 1t 화물차 수십 대를 몰고 도청 주변을 돌며 항의하기도 했다.

보령시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타당성 조사는 2017년에 이뤄졌는데, 이후 무허가 축사 적법화·현대화가 진행되면서 가축분뇨 처리 수요가 많이 줄었을 것"이라며 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했다.

특히 "가축분뇨와 음식물류 폐기물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분뇨가 유출될 수 있으며, 사업부지 인근 농경지에 살포하는 액비가 땅에 스며들어 지하수와 홍성호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굴단지 코앞서 가축분뇨 처리?"…축제 앞둔 천북주민 뿔났다(종합)
그러나 관련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인 도는 설치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축분뇨 처리시설은 축사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군수 협약에 따라 제한한 시설도 아니고, 악취 발생을 최소화해 서산 등 다른 지역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사업자가 금강유역환경청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단계별 행정 절차를 모두 이행한 상황"이라며 "해당 시설과 천북굴단지는 직선거리로 5㎞ 정도 떨어져 있어, 환경영향평가 결과 측정한 악취물질 모든 항목이 배출허용기준을 만족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은 오염 부하를 줄일 수 있는 핵심 시설"이라며 "2025년 바이오가스 생산 목표제가 도입돼 이런 시설이 시·군마다 잇따라 들어설 예정인 만큼 도민 전체 편익을 위해 설치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허가 여부는 이르면 내년 초 판가름 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