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용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 = 뉴스1
(왼쪽부터) 김용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 = 뉴스1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민주당 내에서 또 '극언'이 나왔다. 이번엔 최 전 의원이 '암컷' 발언을 할 당시 옆에서 웃으며 경청했다는 비판을 받은 김용민 의원과 민형배 의원이 당사자가 됐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이 권력을 사용하는 대범함을 놓고 보면, 22대 총선에서 조금만 유리한 결과가 나와도 계엄을 선포하고 독재를 강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계엄 저지선’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단독 과반 확보 전략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상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야권의 총선 승리를 위해 대통령 탄핵안과 대통령 임기 단축을 발의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도 폈다. 그는 "반검찰독재 연합을 만들면 범야권의 큰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며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동으로 발의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헌법 개정안을 공동으로 발의하면 연합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지난 21일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탄핵으로 '발목때기'를 분질러 놨어야 한다"는 거친 말을 쏟아냈다. 민 의원의 발언은 이날 뒤늦게 알려지며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헌법이 규정한 탄핵 얘기를 안 하면 오히려 직무 유기다. (탄핵하면) 무슨 큰 난리라도 납니까"라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말) 여기 나와서 '윤 총장을 탄핵해도 역풍은 오지 않는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새 정부 출범할 때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4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합의를 파기했을 때 발목을 잡아서,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발목때기'를 분질러 놔야 된다니까"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거론하며 "한 장관이 탄핵감이 아니라고? 내 감으로는 검찰 세습 정권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뇌내망상 통한 막장 시나리오"

이들의 거친 발언이 전해지자 국민의힘은 민주당 인사들이 연일 '막말' 논란에 휩싸였던 것을 거론하며 "탄핵을 외치며 거대 야당의 힘자랑만 이어가던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뇌내망상을 통한 막장 시나리오로 국민을 선동하려는 나쁜 정치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일반 국민의 상식과 괴리된 주장이자 헌법의 기초도 학습하지 못한 듯한 극단적 발언을 연달아 내놓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국민 인식에서 벗어난, 강성 지지층의 구미에 맞는 입장만 통해 공천을 받아보려는 속셈"이라고 꼬집었다.

신 상근부대변인은 "국민 비하에 그치지 않고 여전히 탄핵을 주야장천 외치는 상황에 공당인 민주당은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여성 비하 발언에 파안대소했던 두 의원을 비롯한 당내 구성원들의 막말과 국민 주권을 경시한 행태는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직 동료 의원이 여성을 비하하는 와중에 그 문제가 얼마나 중대한지도 모르고 같이 웃으며 사실상 동조했던 두 의원을 향해 민주당은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았다"며 "만약 민주당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여성 비하 발언에 파안대소했던 두 의원을 비롯한 당내 구성원들의 막말과 국민 주권을 경시한 행태는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