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현식 "LG유플, 내년 생성AI 출시…AI투자 늘린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한 비즈니스에 인적·물적 자원을 더 투입하려고 합니다. 더 열심히, 더 잘해보겠습니다.”

지난 24일 연임이 확정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사진)은 두 번째 임기의 키워드로 ‘AI’를 제시했다. 그는 27일 서울 용산 사옥 출근길에 기자와 만나 “내년 상반기엔 통신 서비스 특화형 생성 AI를 선보이는 등 AI 사업을 한층 더 적극적으로 해 보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신시장 정체 심화…신사업 집중

황 사장은 통신업종이 고난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모바일은 물론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통신시장 정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심화하고 있다”며 “통신산업 저성장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탈(脫)통신’에 속도를 내는 것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단독] 황현식 "LG유플, 내년 생성AI 출시…AI투자 늘린다"
내년 핵심 신사업으론 ‘익시젠’을 꼽았다. 황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 통신 서비스 분야에 특화된 생성 AI ‘익시젠’을 본격 출시할 것”이라며 “통신과 인터넷TV(IPTV) 등 이용자 접점이 많은 서비스나 플랫폼에 챗봇 형태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인별 특성을 감안한 상품 추천이나 상담이 익시젠의 핵심 기능이다.

이 회사는 익시젠 출시를 기점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24일 임원인사에서 전병기 AI·사이언스그룹장을 전무로 승진시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황 사장은 “디지털전환(DX) 역량을 강화해 신사업에서 성과 창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AI 고객센터(AICC), 화물 중개 플랫폼, 전기차 충전 사업 등에서도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플랫폼 수익 낸다

LG유플러스는 내년부터 주요 플랫폼에서 수익화를 본격 추진한다. 최근엔 스포츠 플랫폼 ‘스포키’에 적용할 수익화 방안에 대한 구상을 완료했다. 라이브 중계와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에 광고를 다는 형태다. 내년 스포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전년 대비 60%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다고 아예 통신 사업에서 힘을 빼는 것은 아니다. 황 사장은 “통신 사업은 ‘너겟’처럼 이용자가 설계하는 상품을 지속 혁신하고, 이용자 만족도를 높여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너겟은 LG유플러스가 출시한 디지털 기반 통신 플랫폼이다. 내년부터 너겟에선 청년, 교사, 군인 등 이용자 특징을 고려한 맞춤형 통신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LG유플러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례를 늘린다는 목표도 그대로다. 체류 시간이 많은 플랫폼이 되면 가입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게 황 사장의 지론이다.

회사 관계자는 “황 사장은 지난 3년간 영업이익 1조원, 해지율 하락, 비통신 사업 매출 확대 등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많다”며 “내년 이후로는 신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더 힘을 실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