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 사진=AFP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 사진=AFP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및 격리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끝낸 후 1년 가까이 지나면서 중국인들이 다시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

26일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 방송은 중국 통계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해외로 나간 중국인 여행객 수는 4030만 명에 달하며, 이 수치는 하반기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OAG에 따르면 중국에서 한국, 일본, 홍콩, 대만으로 향하는 항공편 수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이탈리아 등으로 향하는 항공편도 느리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중국인 해외 관광객은 약 1억5500만명에 달했고, 고급 호텔, 여행, 기념품, 디자이너 브랜드를 즐기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출을 했다.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인 관광객은 해외에서 2550억달러(약 332조4000억원)를 지출했다. 미국인의 두 배에 가깝고, 독일인보다는 세 배, 영국인 관광객 지출액에 비해선 네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최근엔 중국 관광객들이 유럽에서 쓰는 돈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가 팬데믹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부동산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20%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 런던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런던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의 98%에 달했지만, 이들의 지출은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 기관인 투어리즘이코노믹스는 대규모 중국인 단체 여행 수요는 아직 회복하지 못했고, 개별 여행객이 늘어난 탓에 평균 관광 지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브 굿거 투어리즘이코노믹스 상무는 DW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향후 10년 동안 중국 내 및 해외 여행을 원하는 중국인 가구가 연간 6000만 가구 씩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