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3배수 추천 후 재공모 현 정부 네 번째…재료연 원장 연임도 불발
KIST 원장 선임 불발…길어지는 출연연 수장 공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선임이 불발되면서 정부출연연구기관 수장들의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27일 제204회 임시이사회를 열고 KIST 원장 선임안을 논의한 결과 3배수 후보 중 재적 이사 과반수 득표를 충족한 후보자가 없어 추후 선임 재공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ST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원장 후보 3배수를 뽑은 뒤 재공모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윤석열 정부 들어 네 번째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재공모에 들어가 올해 5월 수장 공백 1년여 만에 양성광 원장을 선임했다.

한국표준연구원은 2월, 한국기계연구원은 4월 원장 모집 절차를 시작했지만 3배수 부결을 거쳐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 NST의 출연연 원장 재공모 사례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세 차례였는데, 1년 반 만에 이를 넘어선 것이다.

과기정통부 산하에서도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도 3배수까지 오른 총장 후보자들을 부결하고, 재공모를 통해 총장을 선임했다.

이처럼 3배수를 추린 후 부결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데 대해 과학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원하는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버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연임 자격요건을 채운 전 정부 출신 출연연 기관장들도 모두 연임에 실패하고 있다.

NST는 이날 이정환 한국재료연구원 원장 재선임 안도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했다며 새 원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ST는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실시한 기관평가 등급에서 우수 이상을 받으면 연임이 가능하게 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 정부에서 선임됐고 연임 자격을 얻은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6명이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특히 KIST는 매우 우수를 받았음에도 연임에 실패하면서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연합뉴스